22일 비례대표 초선 당선인과 만찬서 "총선 참패, 다 내 잘못"
"야당 욕 먹더라도 '4대개혁' 충실 이행해야 대한민국 미래"
"잘못된 부분 얘기해 달라…인기 관계없이 할 일 해야 한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향후 3년간 '여소야대' 정국에 처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비례대표 초선 당선인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현재의 '강 대 강' 대치구도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남동 관저로 국민의힘 비례대표 초선 당선인들을 초청해 2시간 30분 가량 만찬을 함께 하면서 "야당의 욕을 먹더라도 4대 개혁을 충실히 이행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2022년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분야별로 고쳐야 할 것들이 많은데 (개혁을) 안 하고 있다"며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이런 것들을 고치기 위해서"라고 안타까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당선인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남들이 눈치 보고 못하는 일을 나는 하겠다"며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인기와 관계 없이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4대 개혁 과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6개월에 한 번씩 4대 개혁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분기별로 기자회견을 가져 국민에게 국정 운영 현황을 보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밝히고 있다. 2024.05.23. /사진=대통령실 제공


다만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선, 지난 9일 공식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통감했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서 인요한 당선인이 "외부에서 총선 참패 원인을 지적하면 제 잘못이라고 답한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다 내가 잘못했다고 하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초선 당선인들에게 "(정부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직접 얘기해 달라"며 "충분히 반영하겠다, 국민께 설명을 잘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잘 해 달라"고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이 비례대표인 것을 감안해 각자 전문 분야에 대한 정책 제언을 귀담아 들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국민께 다가가려는 정책들에 대해 정쟁하지 말고 (야당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면서 여야 간 정쟁에 대해 안타깝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석한 초선 당선인 전원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고, 어떻게 정치에 입문했는지도 물으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당선인들의 다양한 입법 포부를 경청한 윤 대통령은 "많이 잘 듣겠다"며 "(앞으로 정부가) 잘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테이블마다 건배사가 오갔고, 만찬이 다 끝난 후에는 윤 대통령이 관저 밖까지 나와 당선인 참석자들과 포옹 및 악수를 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성태윤 정책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만찬은 화이트와인을 곁들인 한식 코스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채상병특검법' 등 정치 현안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국 현안보다는 4대 개혁 실행과 국정 운영 의지에 무게를 실은 모양새다.

최근 공개 활동을 재개한 김건희 여사는 이날 만찬 시작 전 당선인들을 맞이해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