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향 사례 이어져…국내주식 고객 이탈 가속화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며 신용등급 하향조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주식에 많은 관심을 갖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자, 기존 증권사들로서는 해외주식 부문에 강점을 가진 핀테크 증권사들의 공세에도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며 신용등급 하향조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진퇴양난’ 상황에 봉착한 모습이다. 새롭게 부각된 원인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제기되어 있는 위기의 전조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에 가깝다.

국내 금융계 전반에 존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우선 눈에 띈다.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익스포저 대시 현재까지 적립한 충당금과 준비금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향후 증권사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가 늘어난다면 이는 고스란히 업계 전체의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망을 의식한 듯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들어 계속 해서 일부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주요 신용평가 3사는 최근 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각각 ‘A(부정적)’, ‘A-(부정적)’으로 책정했다. 

또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각각 기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낮춰잡았다. 이 가운데 하나증권의 경우 하나금융지주라는 든든한 후원군을 두고 있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라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였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경우도 비슷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3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사들의 고충은 하나가 더 있다. 고객들의 국내 증시 이탈 흐름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과도한 조정을 받으면서 소위 ‘국장은 답이 없다’는 류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주식 투자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마주하는 고객들의 (국내 주식투자에 대한) 반감이 매우 거세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기존 증권사 대비 몸이 가볍고 해외주식에 특화된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두 회사는 전체 수탁수수료의 대부분을 해외주식 쪽에서 내고 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비중은 전체의 각각 85%, 7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스증권은 수탁수수료 부문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어 지난 1분기 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했다. 이는 작년 전체 당기순이익(15억원)의 8배에 가까운 증가세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