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초대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이 비상에 걸린 상황에서 ‘이기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이번 집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을 ‘질서유지인’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돼 ‘정도를 넘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성 노조’로 일컬어지는 민노총과 손잡고 노조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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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초대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이 비상에 걸린 상황에서 ‘이기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집회 포스터 /사진=전삼노 제공 |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 오후 1시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사무실이 있는 서초사옥 앞에서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연 뒤, 오는 28일 사측과 임금 관련 8차 본교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삼노는 이번 집회를 ‘문화행사’로 표방하며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과 가수 에일리, YB밴드 등 유명 연예인을 초청했다.
노조의 행보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반도체 위기로 DS 부문 수장을 교체하는 등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노조가 한가로운 투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업황 둔화로 DS 부문 직원들이 성과급을 받지 못한 것을 빌미로 전삼노가 몇 달 째 항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업체 엔디비아에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검증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주가가 3% 가까이 떨어지는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집회를 위해 전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 200명을 질서유지인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를 향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전삼노 집행부는 지난 20일 자신들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민주노총에서 지속적으로 도움받는 이유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싸움을 할려면 당연히 힘센 조직과 함께해서 삼성의 자본이랑 싸워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답변했다.
이어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2000명 (규모의) 집회를 하려고 하면 질서유지인 200명이 필요하거든요”라며 민노총 금속노조의 도움을 받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에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서는 민주노총과 연대한 전삼노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 임직원은 “아무리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HBM 후발 주자로 2분기 양산에 들어가려면 더 서둘러야 하는 비상 상황인데, 노조가 발목을 잡으면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문화행사를 표방해 대규모 집회를 열어 연예인을 부르고 자신들이 거대 자본과 싸우는 양 포장하는 행보가 이미 민노총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전삼노가 ‘귀족노조’라는 악명을 쓰게 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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