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기자] 내년도 국가채무 전망치는 30조원 이상 늘어 645조 2000억 원에 달할 전망인 가운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작용했던 40%대의 국가채무 비율 전망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자유경제원은 9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2016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해 평가해보는 긴급좌담회,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평가한다’를 열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가 지난 8일에 발표한 정부의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386조 7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2015년 예산보다 3% 증가한 액수다. 최경환 부총리는 확장적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를 살리면서 세수를 늘리고 이로 인해 재정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올해까지 4년 연속 세수 결손이 나고 있는 가운데 국가부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누적재정적자는 15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2016년도 정부예산안 평가’ 긴급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가 향후 5년간의 재정 상황을 전망하여 발표한 ‘2015~2019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재정 건전성 후퇴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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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9일 열린 자유경제원 긴급좌담회,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평가한다’에서 거시지표 뿐 아니라 현 최경환 경제팀의 재정정책 방향성에 대한 비판도 언급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9일 밝힌 2016년도 예산안의 요지는 ‘복지재정 확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유도하겠다’는 말인데, 이는 경제학 이치에 맞지 않는, 설득력 없는 말이라는 지적이다./사진=자유경제원 |
첫 번째 패널로 나선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9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정부예산안에 대해 “정부의 무책임성을 타개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현실적인 세입세출계획을 위해 애썼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다소 확장적이지만 실질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등의 수치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팽창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어 김우철 교수는 “재정건전성을 최대한 고려했지만 ‘충분한 경기활성화’도 아니고 ‘안정적인 재정건정성’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책기조가 애매해졌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이 상당부분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김우철 교수는 이어 “재정당국과 언론, 일반 시민들도 재정적자에 대하여 관대해지고 있는 등 현재 재정건전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무뎌졌다”면서 “박근혜 정부 5년간의 누적적자는 최소 150조원에서 1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박근혜 정부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모토였던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평했다. 김우철 교수는 “정부가 2013년 초 제시한 공약가계부에는 135조원의 재원 마련이 명시되어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누적적자가 15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현실은 ‘증세 없는 복지의 끝’은 결국 국가채무로 복지비용을 댔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는 국채를 찍어서 복지비용을 댔다는 것에서 일종의 ‘복지공약 실패’라는 설명이다.
이어 김우철 교수는 “국가부채 30% 등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며 임기 초 박근혜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국가부채는 40% 초반 대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는 재정건정성 관리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교수는 “우리나라의 채무수준은 아직까지 다른 OECD국가에 비해 채무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 몇 년 간 가장 빠른 속도로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직성 예산과 의무지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김우철 교수는 “안정적인 세원 보존대책, 증세 필요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 증세 조치에 대한 정부의 장기적인 계획”을 주문했다.
두 번째 패널로 나선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서 재정적자가 늘어난 것에는 복지정책 확대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헌재 교수는 “GDP 대비 40%는 일종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면서 “증세 없는 복지는 실패했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송헌재 교수는 이어 “증세에 대하여 포퓰리즘적인 접근방식을 꾀하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법인세 인상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민간기업의 활동은 세율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 법인세를 낮추지 않았다면 재정적자 추이가 더 나빠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세 우선순위에 대하여 송헌재 교수는 “법인세보다는 소득세를 인상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이어 송헌재 교수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갖추고 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헌재 교수는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파국을 미리 예비하지 않으면 후일 닥칠 더 큰 위험을 예방할 수 없다고 밝혀야 한다”며 정부 당국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했다.
송헌재 교수는 발언을 마무리 지으면서 “정부의 예산 사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전문가들이 꾸준히 건의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예산이 확정되기 전에 오늘과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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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9일 열린 자유경제원 긴급좌담회,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평가한다’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2016년 정부예산안에 대해 “정부의 무책임성을 타개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현실적인 세입세출계획을 위해 애썼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사진=자유경제원 |
마지막 패널로 나선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내년도 복지예산은 123조원인데 이는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돈의 규모가 아니다”라면서 “전국 1900만 가구 중 상대적으로 빈곤한 1000만 가구에게 연간 123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 정도의 돈을 쓰면서 불거지는 부작용(무상급식, 무상보육, 복지 과다수요 유발, 도덕적 해이 등)을 감안하면 복지예산의 확대는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현진권 원장은 “재정 12개 분야별로 전년대비 몇 %씩 인상 혹은 인하하느냐 등으로 판가름 짓지 말자”고 주장했다. 해당 분야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지 않는 한계점을 지닌다는 점에서,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하여 현진권 원장은 전년대비 전체예산증가액을 모수로 삼아 전년대비 복지예산증가액을 밝히는 새로운 복지평가지표를 제안했다. 이는 전년대비 동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전체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포함하는 지표다.
현진권 원장은 “해당 지표로 복지예산을 평가할 경우 12개 분야 중 복지예산이 매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히면서, “복지예산의 전체비중은 31.8%이지만 전체증가액 중 복지부문의 비중은 63.7%로 2배를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복지예산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을 피하면서 재정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이 복지에 있음을 밝히는 지적이다. 현진권 원장은 예산을 좀 다른 시각으로 평가하고 따져보자는 측면에서 이를 고안해냈음을 밝혔다.
이어 현진권 원장은 거시지표 뿐 아니라 현 최경환 경제팀의 재정정책 방향성에 대한 비판도 언급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9일 밝힌 2016년도 예산안의 요지는 ‘복지재정 확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유도하겠다’는 말인데, 이는 경제학 이치에 맞지 않는, 설득력 없는 말이라는 지적이다.
현진권 원장은 “복지확대를 경제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재정정책 방향은 2.3%의 재정적자, 국가채무 40%대 진입 등의 결과만을 야기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진권 원장은 “백번 양보해도 증가하는 재정의 대부분(64%)은 복지로 간다”면서 “현 박근혜 정부는 ‘복지를 통해 성장을 이루겠다’는 실현불가능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