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8위에 그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FA컵(잉글랜드 축구협회컵) 우승으로 자존심을 지켰다. 그것도 연고지 라이벌이자 EPL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더블(2관왕)을 저지하며 차지한 우승컵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맨유는 25일 밤 11시(한국시간)부터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FA컵 결승전에서 맨시티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 FA컵 결승에서 맨유가 맨시티를 꺾은 후 텐 하흐 감독과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맨유는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에, 구단 통산 13번째 FA컵 우승을 이뤘다. 아스날의 14회 우승에 이은 최다우승 2위다. 지난 2022-2023시즌에도 결승까지 올랐다가 맨시티에 1-2로 패했던 맨유는 1년 만에 설욕에 성공했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도 회득했다.

텐 하흐 맨유 감독은 이번 시즌 리그 성적 부진으로 경질설이 대두된 상태다. FA컵에서 우승하더라도 경질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만약 경질된다면 FA컵 결승에서 '텐 하흐' 매직으로 우승컵 하나를 안기고 팀을 떠나게 되는 셈이다.

이번 시즌 EPL에서 두 팀간 맞대결 결과는 맨시티의 압도적 2승(원정 3-0, 홈 3-1)이었다. 리그 우승까지 한 맨시티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정작 경기가 시작되자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맨유가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몰아붙였고, 맨시티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밀렸다.

맨유가 전반 30분 리드를 잡았다. 수비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맨시티 수비 요수코 그라르디올이 머리로 처리했는데, 달려나오고 있던 골키퍼 슈테판 오르테가와 겹치며 볼이 뒤로 넘어갔다. 달려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집어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맨유가 전반 39분 추가골을 넣고 달아났다. 2005년생 신예 코비 마이누가 골을 터뜨렸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원터치 패스를 받은 마이누가 논스톱으로 오른발 슛을 때려 맨시티 골네트를 흔들었다.

   
▲ 맨유가 2-1로 맨시티를 꺾고 FA컵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두 팀 선수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친 맨시티는 후반 들며 제레미 도쿠와 마누엘 아칸지를 교체 투입하는 등 분위기를 바꿔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 9분 엘링 홀란드의 강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후반 14분 카일 워커의 예리한 중거리슛이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손에 걸려 골대 맞고 나가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계속 공세를 이어간 맨시티가 후반 42분 도쿠의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한 골 차로 좁혀지긴 했으나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맨유는 전원이 수비에 매달려 버티기를 한 끝에 리드를 지키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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