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위 적자 가구 비율 2.2%포인트 증가한 18.2%…3분위 17.1%
고소득층 5분위도 적자 가구 비율 늘어나…근로소득 감소 영향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국내 중산층 5가구 중 1가구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근로소득 감소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에서 근로소득 감소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적자살림'을 하는 중산층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 중 적자 가구의 비율은 26.8%로 집계됐다. 1년 전 26.7%와 비교해 0.1%포인트 소폭 늘었다. 

적자 가구 비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 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의 비중을 뜻한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1년 전보다 2.2%포인트 증가한 18.2%다. 직전 분기인 4분기 14.8%와 비교하면 3.4%포인트 늘었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도 17.1%로 나타났다. 중산층 가구 5집 중 1집가량은 소비 여력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는 의미다.

소득 상위 20% 이상인 5분위 가구 역시 적자 가구 비율이 1년 전보다 0.5%포인트 증가한 9.4%를 기록했다. 2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도 1년 전보다 0.9%포인트 증가한 28.9%를 나타냈다. 

반면 1분위 적자 가구 비율은 2.0%포인트 감소한 60.3%로 개선됐다.

중산층·고소득층 가구의 적자 살림 증가 요인에는 고금리·고물가의 장기화와 근로소득 감소가 꼽히고 있다. 높은 물가와 금리가 계속되면서 가계의 소비와 이자 비용 등 지출은 증가했다. 하지만 소득이 이를 상쇄할 만큼 늘지 못하면서 적자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분기 월평균 가계 소득은 1년 전보다 6만8000원(1.4%) 늘었다. 하지만 가계지출은 9만9000원(2.5%) 증가했다. 이자 비용도 1만4000원(11.2%) 늘었다.

특히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3만5000원(1.1%) 줄었다. 근로소득의 '역성장'에 따라 근로자 가구 비중이 높은 중산층·고소득층 가구의 살림살이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1분기 3분위·4분위 가구의 지출은 각각 5.9%, 4.5% 늘었지만, 소득은 각각 5.4%,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근로소득의 증가율은 3분위가 3.8%, 4분위가 0.7%로 부진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상여금이 줄면서 고소득 가구인 5분위 가구 근로소득 역시 4.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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