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2030년까지 100조 계획, 은행권 협업해 피터팬증후군 해소"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창립 48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최원목 신보 이사장이 올해 신보의 보증계획을 86조 30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약 4조 6000억원 늘어난 값으로, 창업·수출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 영위기업 등 우선적 지원이 필요한 부문에 보증을 집중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신보법 개정으로 유동화증권을 직접 발행해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또 2030년까지 녹색금융으로 100조원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굴뚝산업 중심의 한국경제를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으로 견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보증 총량은 전년 말 대비 4조 6000억원 확대한 86조 3000억원으로 설정하고, 창업 및 수출기업, 신성장동력산업 영위기업 등 중점 지원이 필요한 부문에 57조원 규모의 보증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사진=신용보증기금 제공


최 이사장은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보 창립 4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최 이사장은 "올해 신용보증기금은 기업의 성장과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해 본연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며 "올해 보증 총량은 전년 말 대비 4조 6000억원 확대한 86조 3000억원으로 설정하고, 창업 및 수출기업, 신성장동력산업 영위기업 등 중점 지원이 필요한 부문에 57조원 규모의 보증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보는 올해 보증계획으로 △일반보증 61조 8000억원 △유동화회사보증 13조 9350억원 △저금리대환 위탁보증 8조 3659억원 △소상공인 위탁보증 2조 1654억원 등을 구상하고 있다. 저금리대환 위탁보증이 1년 전보다 약 7조 2383억원 대폭 늘어나는 반면, 나머지 세 보증은 모두 축소된다. 

또 최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언급하며, '중소·중견 성장사다리 프로그램'에 대해 강조했다. 피터팬 증후군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기피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정부가 세제혜택 등의 지원책을 중단하는 대신 규제를 강화하는 까닭이다.

이에 신보는 중소·중견 성장사다리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보는 이달 혁신성장 분야 중소·중견기업에게 성장단계에 따라 보증한도를 최대 500억원 지원하는 맞춤형 보증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를 위해 5대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고, 특별출연금 1000억원을 재원으로 2조원 규모의 보증을 운용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기업의 성장이 지체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담아 정책당국과 협의를 통해 중소·중견 성장사다리 프로그램을 출시했다"며 "취지에 공감한 5대 시중은행과도 협력해 1000억원의 별도재원을 마련했고, 기업당 최대 5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보증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 신용보증기금은 신보법 개정으로 유동화증권을 직접발행해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사진=신용보증기금 제공

'P-CBO 직접 발행'은 신보의 최대 역점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최 이사장은 "P-CBO 직접발행을 위한 신보법 개정을 추진해 중소·중견기업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신보는 지난해 9월 유동화증권을 직접 발행할 수 있는 근거를 신보법에 반영해 법안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여야 정쟁으로 법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현 21대 국회에서의 법안 통과는 요원해졌다. 다만 신보는 여야 의원들이 P-CBO 자체 발행에 특별한 반대 입장을 내비친 적이 없었던 만큼, 차기 22대 국회에서 정부 입법권을 통해 신보법 개정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신보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발행금리 인하 및 수수료 절감 등으로 연율 0.50%포인트(p)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신보가 매년 1조 5000억원의 P-CBO를 직접 발행할 경우 금융비용 절감 규모는 총 37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녹색금융 강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 이사장은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녹색금융 명목으로 누적 100조원을 공급해 '굴뚝산업' 중심의 한국경제를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으로 견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신보는 금융지원이 필요한 핵심 산업에 보증을 집중하고, 건전성 관리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이사장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을 반영해 일반보증 부실률은 4.2%, 총보증 운용배수는 12.5배 이내로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보는 부실률 3.6%, 운용배수 8.0배 등의 수준에서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신보는 연결과 협력이라는 '신보형 협업모델'에 따라 '보증,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기업지원 종합솔루션 제공기관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용보증기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종합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