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은 폐기 수순을 밝게 됐지만 예전까지 집권 여당, 특히 보수정당이 선점하고 있었던 연금개혁 등 의제의 주도권을 더불어민주당이 쥐고 거세게 밀어붙인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당대표 연임과 차기 대선 출마가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보수 표심을 자극해 외연 확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연금개혁안은 결국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끝내 상정되지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본회의에 올릴 의제를 선정하기 위한 회동을 했지만, 연금개혁안 상정에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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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4.5.28/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오는 29일 원(1)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여야 입장 차가 첨예해 본회의가 실제로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의장은 본회의를 강력하게 열고 싶어하는 의지"라면서도 "여야가 그래도 합의가 되면 당장 29일 열 수 있겠지만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본회의 개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협의 여부를 떠나 민주당으로서는 그동안 보수정당이 앞장서서 선점해 왔던 연금개혁 이슈의 주도권을 쥐고 여당을 세차게 흔들어봤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으니 불가피하게 민주당이 다 양보하겠다"라며 "여당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애초 민주당은 소득대체율로 자당 내 대다수 및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50% 안을 내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45% 안으로 낮춰 다시 제안했지만, 국민의힘 측 설득에 실패하자 추가로 44%로 한 단계 더 조정해서 국민의힘에 재차 협상을 제안했다.
이른바 '모수개혁-구조개혁 분리 추진' 방안도 이 대표가 처음 제안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한 걸음을 못 간다고 아예 주저앉기보다는 반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2대 국회에서 2차 추가 연금개혁을 추진해 다층적인 노후 소득 보장 강화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구조개혁까지 반드시 이뤄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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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25일 국회에서 연금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2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대통령실과 여당에서는 이 대표의 주장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지만, 여당 측 일부 인사들은 이 대표 주장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모수개혁이라도 21대 국회에서 추진하자며 이 대표의 주장에 호응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의 난이도를 평가하자면 3:7이나 2:8 정도라 생각한다"라며 "지난 26년 동안 단 1%도 움직이지 못했던 보험료를 4% 올리는 현재 개혁안만이라도 천금과 같은 기회가 왔을 때 처리하는 것이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일부 당권 주자들도 이 대표의 주장에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지난 27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자는 전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에서 "사실상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은 것 같다"며 "구조개혁까지 포함해 한 번에 끝내면 좋겠지만 모수개혁이라도 (21대 국회에서)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도 지난 27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외의 인터뷰에서 "모수개혁에 합의만 하는 것도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당대표 연임과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서는 것이 유력한 이 대표가 보수 표심을 얻기 위한 외연 확장을 시도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전략적인 외연 확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슈를 선점해 '정책통'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주도권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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