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로 미래 고객층 확보…조달비용 축소 기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MZ세대를 겨냥해 이색 수신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고객을 추첨해 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팬덤층이 강한 아이돌팬을 겨냥한 적금상품을 내놓는 등 동기부여형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은행의 미래 고객층인 MZ세대를 사전 포섭하는 동시에 저원가성 예금을 늘려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MZ세대를 겨냥해 이색 수신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사진=각사 제공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뱅은 최근 매일 아침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고객을 추첨해 상금을 지급하는 '도전통장'을 출시했다. 통장을 개설해 1만원의 도전 보증금을 예치하고 평일 5일간 고객이 설정해둔 시간에 출석을 성공하면, 예치된 누적 보증금 총액에 연 2%의 보너스율을 곱한 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가령 10만명이 참여할 경우 당첨자에게 지급되는 상금은 약 27만 3972원으로 추산된다. 당첨자가 한 명 이상일 경우 당첨자 수에 따라 나눠 지급된다. 당첨이 되지 않은 보증금에는 기본금리 연 0.1%가 적용된다. 출석에 실패하더라도 보증금은 유지되며, 도전 종료 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카뱅은 자사 대표 수신상품 중 하나인 '기록통장'을 SM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한 한정판 상품으로 마련해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기록통장은 가장 사랑하는 대상과의 의미있는 순간마다 모으기 규칙을 통해 편리하게 저축하고 저축 순간을 기록하는 상품이다. 특히 10명 중 4명의 고객은 좋아하는 연예인을 응원하며 저축하는 '덕질'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로이 출시한 '기록통장 with NCT 위시(WISH)'는 SM 소속 아티스트 'NCT WISH'의 멤버들이 설정한 여섯가지 저축 규칙을 따르도록 설계돼 있다. NCT WISH의 사진으로 기록통장을 꾸미고 한정판 템플릿으로 SNS에 공유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게 특징이다. 고객들은 자금을 불입하면 멤버들이 남긴 음성 메시지와 직접 그린 이모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고객들은 기록통장 내 '팬 화력 보기' 서비스를 통해 기부금 목표 달성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고객이 자금을 불입하면서 메모를 남기면 NCT WISH 멤버도 확인할 수 있는데, 카뱅은 메모 남기기 응원을 많이 한 상위 10% 고객 중 10명을 최종 선정해 NCT WISH 멤버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카뱅은 저축 취지를 살려 기록통장에 쌓인 저축액과 동일한 금액을 'NCT WISH·NCTzen(NCT WISH 팬덤명)'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ESG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단순 저금만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상품을 일궈나간다는 의식이 강해지면서, 새롭게 유입된 고객도 상당하다. 해당 상품은 출시 하루만에 기부금 목표액인 1억원을 돌파했는데, 당일(22일)에만 일평균 기록통장 가입자 수가 직전 한 달 일평균 가입자 수 대비 약 6배 상승했다. 가입 고객 10명 중 1명은 '기록통장 with NCT WISH'로 카뱅 계좌를 최초 개설했는데, 20대 이하가 약 80%였다. 

케이뱅크도 사용자의 기분에 따라 메시지를 적고 자유롭게 자금을 예치하는 '기분통장'을 출시한 바 있다. 기분통장은 수시입출금 상품인 '플러스박스'의 일종으로, 재미있는 일이 생기거나 우울할 때 통장에 저금과 함께 '감정 이모지+메시지+입금액'을 설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분내역으로 사용자가 일기처럼 활용할 수 있으며, 용도별로 최대 10개까지 통장 쪼개기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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