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국가와 CEPA 체결 최초…교역 자유화에 투자 확대 '극대화'
박춘섭 경제수석 "우리기업 수출여건 대폭 개선…국내물가 안정"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빈 방한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UAE 측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재확인했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체결했다.

대한민국과 아랍국가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은 UAE가 최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양국은 교역 자유화 및 투자 확대를 포함한 포괄적 분야에서의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제도적 토대를 구축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이날 한-UAE 정상회담 결과 관련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우리나라가 체결한 24번째 자유무역협정이자 아랍권 국가와는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이라며 "CEPA는 좀 더 (교역 자유화에) 투자를 추가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UAE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4.05.29.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박 수석은 "이번에 서명한 한-UAE CEPA 통해서 양국은 품목수 기준으로 90% 이상의 상품시장이 개방된다"며 "UAE와 아직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이나 EU,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서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이 대폭 개선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유 (수입) 같은 경우 현재 수입관세가 3%인데, 앞으로 10년 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며 "이에 따라 국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고, 석유화학 산업의 가격 경쟁력도 제고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한-UAE CEPA는 향후 양국 국회의 비준을 받고 최종 발효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모하메드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양국 정상 간 각별한 유대 관계를 구심점으로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심화, 발전 전기를 마련했다"며 "중동국가들과의 활발한 정상외교를 통해 조성된 '새로운 중동붐'의 모멘텀을 강화하고, 구체적 결실을 맺어가는 경제외교의 시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한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UAE를 국빈 방문해 모하메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UAE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특히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UAE 국부펀드의 '300억불 투자 공약' 성과를 재확인했고, 이를 통해 투자협력에 대한 양국 국민의 신뢰 강화 및 우리 기업의 투자유치 관심을 제고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작년 1월 UAE에서 300억 불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그동안 한국은 기획재정부와 산업은행에 전담조직을 마련하고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 긴밀히 소통해 왔다"며 "UAE 국부펀드 측에 40건 이상의 유망기업 투자 제안을 전달했고, 70건 이상의 기업 면담을 주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전개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작년 5월 20억 불 규모의 투자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지 1년여 만에 투자기회 규모가 60억 불 이상으로 확대되었고, 상당한 규모의 실제 투자도 추진되고 있다"며 "양국은 향후 투자 이행을 더욱 촉진할 수 있도록 오늘 기획재정부와 무바달라 간에 '투자협력 체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뿐만 아니라 양국에 투자를 희망하는 다수 기관으로 협력 채널이 확대된다"며 "UAE에서는 다수의 국부펀드, 아부다비 투자청 등 국부펀드와 공기업이 참여하고 우리 측에서도 산업은행 외 공공분야의 여러 금융·투자 기관이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한국 기업 간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체결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최소 6척(15억 달러 규모, 추가발주 옵션 별도)의 LNG 선박을 수주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양국 간 공동원유비축사업(현 400만 배럴) 확대 논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양국 간 에너지 안보 협력 강화에 기여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한 친교 만찬에서 모하메드 대통령과 만찬 뒤 악수하고 있다. 2024.05.28. /사진=대통령실 제공


또한 수소 협력사업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정부 간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수단이자 미래 유망산업인 수소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확대 기반을 조성했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전 협력 분야와 관련해 바라카 원전을 통한 성공적인 양국 간 협력에 기반하여 후속호기 건설, 원자력 연료 공급망, 소형모듈원전(SMR) 등 분야에서 미래 협력 가능성을 계속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국방 분야에서는 아크 부대를 중심으로 한 국방 협력 심화, 양국 간 논의 중인 방산 협력의 조기 성과 도출 등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국방-방산 협력 강화 필요성에 대한 양 정상의 공감대를 확인하고 나섰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을 영접하고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날 공식 환영식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하 비행에 나섰고, 전통의장대와 취타대 100명, 아크부대원 500여명, 어린이 환영단 130여명이 공식 환영식에 참여해 모하메드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환영식 후 모하메드 대통령은 대통령실 2층으로 이동해 방명록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양 정상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