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당선인들의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입주가 본격 시작됐다. 의원실은 향후 4년간 사용될 공간으로 당선인들은 의원실의 접근성, 전망 또는 상징성을 고려해 희망 호실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2대 국회에서는 21대에서 로열층으로 꼽혔던 6층 ‘기피 현상’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총선에서 6층을 사용한 의원들이 생환에 대거 실패함으로써 기운이 좋지 않다는 이유다. 반면 국회 본관과 접근성이 좋고 높은 층수로 전망이 확보된 7층과 8층은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선인들이 4년간 의정 활동을 이어갈 의원실에 입주를 본격 시작함으로써, 의원실 배정과 관련된 뒷이야기도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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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22대 국회를 맞이하기 위한 이사가 이뤄지고 있다.2024.5.29./사진=미디어펜 |
‘불편한 동거’ 경쟁자이자 이웃사촌으로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706호)과 안철수 의원(707호)은 22대 국회에서 4년간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들은 로열층으로 알려진 7층에서 이웃사촌으로 만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은 당권 경쟁자로 마주쳤다. 아울러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유력 당대표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어 경쟁자이자 이웃이 됐다.
불편한 동거는 5층에서도 나타났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520호)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522호)이 주인공이다. 국회사무처가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4층과 5층에 배정한 탓에 황 의원이 의원실을 김 의원 옆으로 이동하면서 둘은 이웃이 됐다. 두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악연’으로 엮인 사이다. 이에 이들이 서로 이웃사촌으로 의정 활동을 하게 된 것에 각자 볼멘소리가 감지되기도 한다.
전직 대통령 배출한 ‘명당’ 정치 신인 초선에게로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의원실은 초·재선에게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을 배출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풍문으로 명당 중의 명당으로 알려진 영향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328호는 초선 최은석 국민의힘 당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쳐 간 638호는 조인철 민주당 당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용한 312호는 한민수 민주당 당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620호는 ‘찐박’ 유영하 국민의힘 당선인이 입주한다.
전직 대통령의 의원실을 배정받은 의원 중 중진은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유일하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역임한 만큼 문재인 전 대통령의 325호를 재선택했다. 이에 권 의원은 초선이던 20대 국회부터 21대에 이어 22대에도 문 전 대통령을 배출한 의원실에서 의정활동을 이어간다.
‘상징성’ 있는 의원실도 각각 주인에게로
특정한 날짜를 떠올리는 의원실은 의미와 상징성에 어울리는 당선인들이 배정받았다. 5·18민주화운동을 연상하는 518호는 광주에서 당선된 정진욱 당선인이 입주한다. 정 당선인은 최근까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해 원 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광주 정신’을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 6·15 남북공동선언이 떠오르는 615호도 박지원 당선인을 만나 제 주인을 찾았다. 박 당선인은 김대중 정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실무를 담당했다. 박 당선인이 영원한 DJ 비서실장으로 알려진 만큼, 그는 지난 20대 국회에 이어 22대에서도 김대중 정부의 상징성을 고려해 615호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의 의미를 담은 815호는 김용만 당선인이 입주한다. 김 당선인은 백범 김구 증손자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815호는 이상룡 독립운동가 외손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20대부터 21대까지 연속으로 사용한 호실이다. 22대에서는 상징성을 고려해 김 당선인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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