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배우 박주현이 스크린 데뷔작부터 강렬한 한 방을 터뜨렸다.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드라이브'(감독 박동희)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드라이브'는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되어 달리는 차의 트렁크에서 1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6억 5천만원을 벌어야 하는 인기 유튜버의 긴박한 사투를 그린 트렁크 납치 스릴러 영화.

국내 개봉 전부터 제22회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데 이어 제10회 그리스 호러란트 필름 페스티벌 폐막작 선정, 제41회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경쟁 부문, 제20회 바르셀로나 아시안 썸머 필름 페스티벌 경쟁 부문, 제17회 시카고 아시안 팝업 시네마 비경쟁 부문 등에 초청되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긴장감과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 사진=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박동희 감독은 "한정된 공간과 한 인물이라는 설정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었다. 이런 영화가 성립되려면 몰입감이 필요충분 조건이다. 그 몰입감을 위해 연기를 포함한 모든 요소들의 리얼리티에 집중했다. 현장뿐만 아니라 후반 작업에서도 최상의 몰입감을 얻기 위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스릴러 장르와 달리 낭만적인 타이틀의 '드라이브'는 작품 구상 초기 결정했다고. 박동희 감독은 "창작자분들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 직관적으로 제목을 정하는 편이다. 주인공 유나의 입장에서는 위험하고 코너에 몰린 상황이지만 반어적으로 '우리 드라이브나 하는 거지', 다만 '조수석이 아닌 트렁크에 탄 채로'라는 수식어가 생략된 것이다.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목을 짓게 됐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박주현은 위기 상황에 빠진 인기 유튜버 유나로 변신, 두려움과 공포, 분노, 절망 등 다채로운 감정을 소화하며 또 하나의 대표작을 탄생시켰다.

박주현은 "영화라는 장르에서 제가 혼자 (극을) 끌어가는 시도는 처음이다"라며 "그로 인해 오는 부담감은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이 최선을 다해 캐릭터와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고,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개봉을 앞두니 떨리긴 하는데, 촬영 당시에는 여느 때처럼 했던 것 같다. 실제 트렁크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너무 좁고 기본 자세가 엎드린 자세라서 촬영 내내 몸이 결려 있었다"며 "제겐 재밌는 경험이었다. 카메라가 찍을 수 있는 각도도, 제 자세도 한정적이다 보니 감독님, 스태프분들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생각하는 것만큼 힘들기만 하진 않았고 재밌었다"고 전했다.


   
▲ 사진=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스크린 데뷔작으로 '드라이브'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박주현은 "시나리오가 엄청 속도감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얼굴이 연기하고 있었다. '리얼 타임'이라는 상황을 가져본 적은 없어서 흥분하면서 시나리오를 봤다. 어떻게 보면 제겐 재밌는 도전 같았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너무 하고 싶다', '재밌게 만들고 싶다'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인기 유튜버이자 납치된 피해자를 연기하기 위해 오롯이 내면에 집중했다는 박주현. 그는 "제가 김혜자 선배님을 존경한다. 김혜자 선생님의 인터뷰 중 '마더' 역할을 하셨을 때 '자신의 안에 있는 점을 불러와서 원으로 만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 또한 그런 것 같다. 최대한 새로운 점을 보여드리고 싶다 보니, '박주현'으로만 보여드리는 건 예측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 제 안의 다른 점들을 최대한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영화는 박주현의 다채로운 얼굴과 더불어 현장감을 극대화한 연출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에 대해 박동희 감독은 "몰입감에 도달하기 위해 방점을 찍은 것이 있다면 사실감, 리얼리티와 현장감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이라며 "현장감은 사운드 비중도 크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사운드 팀이 실제로 트렁크에 들어가서 주행을 하고 소리를 녹음하며 재현하려고 무지 애썼다. 만든 이의 의도를 100% 전달드리기 위해 꼭 극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사진=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드라이브'는 '재미'가 최우선인, 상업영화의 미덕을 지향한 작품이라고도 자부했다. 박동희 감독은 "재미를 달성해야만 이후 메시지 전달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소재를 쉽게 재단하거나 가치 판단하는 함정에 빠지곤 하는데, 그런 길로 빠지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경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영화적 소재에 대한 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온라인 세상을 탐구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그것만큼 나와 내 주변에 대해서 주의깊게 보고 있을까'라는 정도의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그것이 장르영화 안에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주현의 압도적 열연이 빛난 '드라이브'에는 믿고 보는 배우들도 총출동한다. 김여진과 김도윤, 정웅인이 각각 납치당한 유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박정숙과 유나가 인기 유튜버가 되기 이전부터 함께 일해 온 PD 최윤석, 유나와 계약을 하기 위해 협상을 하는 방송국 국장 나진수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드라이브'는 오는 6월 12일 개봉한다.


   
▲ 사진=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 사진=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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