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매도…실적전망 여전히 '맑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29일 3% 넘게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는 파업을 선언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 여러 악재가 겹친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29일 3% 넘게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3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8일 장중 8만6000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중순 이후 낙폭을 키우며 현재는 7만4000원선마저 깨진 상태다. 지난 29일에는 전일 대비 3% 넘게 빠지기도 했다.

하락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외국인들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외인은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삼성전자를 1조139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월간 단위로 봤을 때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것은 올해 들어서 이번 달이 처음이다. 지난 4월 말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19조1423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 중에서 삼성전자만 7조6143억원을 담았다.

외인들은 삼성전자 대신 SK하이닉스를 담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6861억원어치 사들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한발 앞서기 시작한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주가 매동으로도 나타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는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하며 파문을 남기고 있기도 하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내달 7일 일제히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계획 중이다. 어제 장중에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 주가에도 악영향이 있었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실적 전망이 여전히 ‘그린라이트’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여전히 10만5000원 전후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39조1070억원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관련 시장의 우려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HBM3는 미국 AMD에 공급을 시작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엔비디아에도 HBM3E(5세대 HBM) 등 퀄 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수요 강세와 HBM 공정 난이도 급증으로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며 "HBM 공급 부족은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 당위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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