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창사 이래 첫 노조 파업 선언
“‘뉴삼성’ 위해 노사 힘 합쳐야 할 때”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반도체 경쟁력 제고라는 과제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노조 리스크’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창업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하며 리스크를 더했기 때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전삼노는 조합원 2만8000여 명에게 다음 달 7일 연차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상태다. 이날 파업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3.09% 떨어졌다.

   
▲ 반도체 경쟁력 제고라는 과제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노조 리스크’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창업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하며 리스크를 더했기 때문이다. /사진=미디어펜


여기에 더해 전삼노 집행부가 민주노총 금속노조로 상급 단체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더했다.

블라인드와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현재 민주노총 내 조직화 담당 인력과 민주노총법률원 소속 변호사 등이 전삼노 노조 사무실에 상주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민주노총·금속노조 가입을 옹호하는 글들이 조직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만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1조9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갈 길이 먼 상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서가고 있는 상태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도 대만의 TSMC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하고, 임원들이 주 6일로 근무를 확대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반도체 사업 수장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감행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주가가 하락하는 일도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일단락 했다.

지난 27일에는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에는 기흥사업장 어린이집 신축공사 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위기를 감지한 전영현 부회장은 30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보자”고 당부했다. DS 부문장을 맡은지 9일 만에 내놓은 취임 메시지다.

그러면서 “최근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임직원을 다독였다.

다만 사측의 이 같은 노력과 달리 노조의 행보는 찬물만 끼얹는 꼴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반도체 부문이 이익을 내지 못해 성과급이 없다는 이유로 노조 가입이 증가했다”며 “이익이 창출되면 성과급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지금은 ‘뉴삼성’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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