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남한을 향해 260여개의 오물 풍선을 날려보낸 것과 관련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9일 오후 늦게 담화를 내고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정부는 “자가당착”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30일 입장을 내고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제정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주장은 자가당착”이라면서 “당국의 감시 하에 주민의 의사표현이 심각하게 제한받고 있는 북한의 ‘허울뿐인 표현의 자유를 우리와 같은 선상에서 논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김여정 담화에서 이번 오물 풍선은 인민이 살포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앞으로도 살포를 예고하는 것은 살포 주체가 인민이 아니라 당국임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행위를 지속할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들이 외부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자기결정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임을 조속히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비문명적이고 비상식적인 오물과 쓰레기 살포를 표현의 자유라고 운운한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며 “북한정권이 우리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북한주민들도 부끄러워할 만한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이어 “우리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또한 이번 북한의 행위에 대해 유엔군 사령부는 주민을 위해할 수 있는 물질을 탑재한 대규모 풍선을 전개한 군사행위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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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경남 거창군 위천면 한 논에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보이는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 잔해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물체. 2024.5.29./사진=연합뉴스(육군훈련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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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김여정의 담화엔 저속한 표현들이 여러군데 담겼다.
김여정은 “저들이 늘쌍 하던 일을 좀 해보았다”면서 “한국것들의 눈깔에는 북으로 날아가는 풍선은 안보이고 남으로 날아오는 풍선만 보였을까”라며 “우리 행동에 국제법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고있다”고 말했다.
남한 탈북민단체가 북한으로 날려보낸 대북전단 풍선과 관련해 “똥개도 안 물어갈 서푼짜리 화폐짝과 물건짝들을 들이밀며 우리인민을 심히 우롱 모독한 한국것들은 당할만큼 당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경지대에서의 살포놀음을 놓고 표현의 자유라는 말을 감히 쉽게 입에 올릴 것이 아니다”라면서 “북한인민의 정의로운 표현의 자유를 빼앗을 수 없다. 한국것들은 진정어린 성의의 선물로 여기고 계속 계속 주어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우리는 앞으로 한국것들이 우리에게 살포하는 오물량의 몇십배로 건당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27일 오후 10시 44분 지난해에 이어 4차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가 2분만에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했다. 이후 28일 밤부터 오물을 실은 풍선을 남한으로 날려 보냈으며, 29일 새벽엔 서해 일대에서 GPS 전파교란 공격을 감행했다. 이후 30일 오전 6시 14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0여발을 발사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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