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9천억 증가…기업여신-가계여신-신용카드 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의 1분기 부실채권(NPL)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약 0.03%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계 대출과 더불어 신용카드채권에서 모두 NPL비율이 상승했는데, 신용카드채권의 NPL비율이 0.25%p 급등하면서 부실 위험이 커지는 모습이다. 

또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대손충당금 잔액이 늘었음에도 불구,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0%p 이상 하락했다. 

   
▲ 국내 은행권의 1분기 부실채권(NPL)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약 0.03%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국내은행의 NPL비율은 0.50%로 전분기 말 0.47% 대비 0.03%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0.41%에 견주면 약 0.09%p 상승한 수치다.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4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 5조 7000억원 대비 약 1조 2000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 신규부실이 3조 10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4조 4000억원 대비 약 1조 3000억원 감소했고, 가계대출 신규부실이 직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1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3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 7000억원 대비 약 1조 2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1분기 부실채권은 13조 4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말 12조 5000억원 대비 약 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10조 7000억원, 가계대출 2조 5000억원, 신용카드채권 2000억원 순이었다.

부문별로 NPL비율을 살펴보면 기업·가계 대출, 신용카드채권이 모두 악화됐다. 

기업대출 NPL비율은 지난해 말 0.59%에서 0.02%p 상승한 0.61%를 기록했다. 대기업대출이 0.02%p 하락한 0.48%로 나타났지만, 중소기업대출이0.05%p 상승한 0.69%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NPL비율도 0.25%에서 0.27%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0.16%에서 0.02%p 상승한 0.18%를 기록했고, 기타 신용대출이 0.47%에서 0.06%p 상승한 0.53%로 치솟았다.

신용카드채권 NPL비율은 지난해 말 1.36%에서 약 0.25%p 급등한 1.61%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분기 1.20%에 견주면 약 0.41%p 폭등한 수치다.

   
▲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 및 비율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제공


1분기 대손충당금 잔액은 27조 2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26조 7000억원 대비 약 5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부실채권 증가로 3월 말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3.1%에 그쳤다. 직전 분기 214.0%에 견줘 약 10.9%p 급락한 셈이다.

전반적으로 NPL비율이 상승하며 은행권 부실이 심화됐지만, 금감원은 코로나 이전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지난 2022년 9월 최저점(0.38%)을 기록한 이후 상승하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0.77%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분기 말 대비 대손충당금 증가에도 부실채권 잔액 증가로 인해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하락했으나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추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취약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것"이라며 "잠재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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