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옵션 모두 선택 시 84㎡ 4억 원 육박
2년 전 대비 옵션 항목 '9개→16개' 늘어나
단지 북측 철길 지나는 등 입지여건 불리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창조개발(시행사)과 세움종합건설(시공사)이 충남 계룡시 일대에 공급하는 ‘계룡 펠리피아’가 도 넘은 유상 옵션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업주체는 기본 분양가만 내세우며 "파격적으로 저렴하다"고 강조하지만, 4000여만 원에 달하는 유상 옵션비용까지 추가하면 오히려 고분양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는 지적이다.

   
▲ 계룡 펠리피아 기본 분양가./사진=계룡 펠리피아 입주자모집공고문 갈무리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계룡 펠리피아는 지하 2층~지상 27층 7개 동 총 82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특별공급 375가구를 제외한 44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수는 △76㎡ 271가구 △84㎡A 32가구 △84㎡B 61가구 △104㎡ 84가구 등이다.

계룡 펠리피아는 분양가를 홍보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공식 분양홈페이지에서는 계룡 펠리피아의 첫번째 프리미엄으로 ‘파격적인 분양가’를 제시하며, ‘최신 트렌드 신축 아파트를 시세 대비 파격적인 분양가로 소유할 기회’라고 설명하고 있다.

계룡 펠리피아 기본 분양가는 △76㎡ 2억6800만~3억1000만 원 △84㎡A 3억800만~3억4900만 원 △84㎡B 3억100만~3억4200만 원 △104㎡ 3억6490만~4억690만 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옵션 구성과 비용을 살피면 정말 ‘파격적인’ 분양가가 맞는지 의문이다. 발코니 확장 공사비와 시스템 에어컨 등을 합한 계룡 펠리피아 전체 옵션 비용은 △76㎡ 4260만 원 △84㎡A 4749만 원 △84㎡B 4415만 원 △104㎡ 5534만 원으로 4000만~5000만 원대에 달한다.

이를 합한 타입별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76㎡ 3억5260만 원 △84㎡A 3억9649만 원 △84㎡B 3억8615만 원 △104㎡ 4억6224만 원이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가 4억 원에 육박한다.

이는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메리트가 떨어지는 가격이다. 계룡 펠리피아 부지 서측에 맞닿아 있는 ‘계룡 파라디아(2016년 12월 입주)’ 84㎡는 지난해 8월 2억2100만 원에 거래됐다. 계룡 펠리피아 84㎡ 분양가(옵션비용 포함)와 비교하면 1억8000만 원 저렴한 금액이다.

계룡시 일대 신축 단지 시세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지난해 7월 입주한 ‘계룡자이’는 같은 해 9월 24층 분양권이 3억5913만 원에 거래됐다. 계룡 펠리피아 84㎡ 최고 분양가(옵션비용 포함) 대비 3736만 원 저렴하다.

계룡자이는 KTX가 지나는 계룡역을 비롯해 홈플러스 등 생활편의시설도 계룡 펠리피아보다 가깝다.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대실초등학교도 바로 앞에 들어선다. 무엇보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5위 건설사인 GS건설의 ‘자이'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 계룡 펠리피아 유상 옵션 항목./사진=계룡 펠리피아 입주자모집공고문 갈무리

일각에서는 계룡 펠리피아가 타입별 기본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는 대신 옵션 구성을 늘리며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계룡 펠리피아 시공사인 세움종합건설이 지난 2022년 9월 분양한 ‘전주 반월동3차 세움펠리피아’의 경우 옵션 항목이 △발코니 확장 △천정형 시스템에어컨 △스타일러 △빌트인 냉장고+김치냉장고 △인덕션쿡탑 △현관중문 △주방상판·벽체마감 △주방장식장 △거실 타일 주방 확장 등 9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계룡 펠리피아 옵션 항목은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프리미엄 주방 △엔지니어드스톤 상판·벽체 △바닥타일 △거실 스타일업 △프리미엄 욕실 △현관중문 △드레스룸 스타일업 △보조주방 △빌트인 냉장고+수납장 △인덕션 △식기세척기 △욕실복합환풍기 △드레스룸제습기 △고급형 월패드 등 16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계룡 펠리피아는 단지 바로 북측에 호남선 철길이 지나는 등 입지 측면에서도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계룡 펠리피아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본 사업부지 북측으로 호남선이 인접해 소음 및 진동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지난 2022년 7월 계룡시가 발표한 계룡 펠리피아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관련 자료에서 이례적으로 시행사 창조개발이 언급된 점도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미디어펜은 이와 관련해 계룡 펠리피아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계룡 펠리피아 분양일정은 내달 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일 1순위, 5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내달 12일이며 정당계약은 24~26일 3일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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