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부동산 시장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계대출도 다시 증가하는 분위기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한 달 사이 5조원 가까이 불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신용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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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시장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계대출도 다시 증가하는 분위기다./사진=김상문 기자 |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02조702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698조30억원)보다 4조6990억원 증가한 규모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3월(2조2238억원) 감소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증가폭은 전월(4조4346억원)보다 확대됐는데, 지난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45조6111억원으로 한 달 새 4조6208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1260억원으로 전월 보다 321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불어난 주된 요인은 주택 매매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월간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6934호에서 1월 3만2111호, 2월 3만3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4119호로 꾸준히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4월부터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디딤돌·버팀목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은 통상 연초에 자체 재원으로 공급돼 은행 가계대출 실적에 포함되지 않다가, 이 재원이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권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기업대출 잔액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802조1847억원으로 한 달 전(796조455억원)보다 6조1392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로, 올해에만 34조8708억원 불어났다.
대출 종류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새 2조3970억원(644조8235억원→647조2205억원), 대기업 대출이 3조7422억원(151조2220억원→154조9642억원) 늘었다.
고금리‧고물가에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부실 우려에 대비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업부채 상황은 거시경제 여건, 사업별 업황, 개별기업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총량 지표를 통해 경직적으로 관리하기보다 부문별로 관련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0일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향후 기업 신용이 전체 국가 경제 관점에서 자원배분 효율성과 거시건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생산적인 부문으로 적절히 공급되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부문은 부실 우려가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한 질서있는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의 점진적인 디레버리징을 유도하는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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