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선홍 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으로 선임됐다.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로 자존심을 구긴 황선홍 감독이 위기의 대전을 맡아 지도자로서 명예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 구단은 3일 제15대 사령탑으로 황선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황 감독은 2020년 9월 성적 부진으로 대전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난 후 4년 만에 다시 대전 지휘봉을 잡게 됐다.

   
▲ 황선홍 감독이 4년 만에 다시 대전 지휘봉을 잡고 K리그 무대로 복귀한다. /사진=대전하나시티즌 홈페이지


대전 구단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K리그1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타파하며 새로운 변화와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외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선수, 지도자로 풍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선수단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황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황 감독은 2008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2011년부터 포항을 이끌며 2013년에는 정규리그와 대한축구협회컵(FA컵)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5년 동안 포항에서 리그 99승, 3개의 우승 트로피(정규리그 1회, FA컵 2회)를 선사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2016년에는 FC서울 감독으로 다시 한번 K리그1 우승을 지휘했다. 2013년 포항에서, 2016년 서울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2018년 4월 성적 부진으로 서울에서 자진 사퇴한 황 감독은 2020년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새롭게 출발한 대전의 기업 구단 전환 이후 첫 사령탑을 맡았다. 그러나 당시 K리그2 소속이던 대전의 성적이 기대에 못미쳐 그 해 9월 시즌을 다 마치지 못하고 물러났다.

황 감독은 2021년 U-23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년 개최)에서 전승 우승으로 한국의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을 일궈냈다.

최근 황 감독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지난 4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은 신태용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와 8강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놓치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9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왔던 한국 축구에 큰 오점을 남겼고, 황 감독의 지도력에도 굵은 의문부호가 붙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전 구단은 강등 위기에 몰린 팀을 황 감독에게 맡겼다. 대전은 16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K리그1 11위로 강등권에 머물러 있다.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이민성 감독의 후임으로 대전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대전의 잔류를 이끌어내야 추락한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황 감독은 구단을 통해 "대전하나시티즌이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재창단할 당시 첫 발걸음을 함께했던 만큼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다시 돌아오게 되어 기쁜 마음이 크며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겨주신 구단에도 매우 감사드린다"며 "반면 팀이 현재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무겁게 안고 있다. 그동안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빠르게 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의 위기 극복을 넘어 구단이 꿈꾸는 비전 달성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과 하나 되어 화합하고 노력하겠다"는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한편, 황선홍 감독은 팀에 곧장 합류해 대전 감독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황 감독은 A매치 휴식기 후 오는 15일 열리는 포항과 원정경기에서 대전 사령탑 복귀전을 치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