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통신3사(SKT·KT·LGU+)의 IPTV 사업이 내·외부적인 요인에 휘청거리고 있다. 가입자 수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홈쇼핑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주요 수입원인 송출수수료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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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K텔레콤 제공. |
3일 업계에 따르면 IPTV 가입자 수 성장률은 0%대로 집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하반기 IPTV 가입자 수는 2092만5902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상반기 2081만4402명보다 11만5000명 증가한 수치다. 가입자 증가률이 0.54%에 그친 것이다.
업계에서는 IPTV 사업이 레드오션이 된 만큼 이런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통신3사가 진행하는 IPTV 사업의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소강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IPTV 사업자들도 새로운 고객 유치보다는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의 최근 사업 방향성이 고객 증가보다는 이용자들 이탈을 막는 '락인'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홈쇼핑 사업자 간의 '불편한 동거'도 통신3사의 고민 중 하나다. 이는 유선방송 사업자의 송출수수료 매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에 기인한다. 유선방송 매출 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3.5%에 달한다. 2015년 12.6%였던 것을 감안하면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즉, 송출수수료가 줄어들면 유선방송 사업자들은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후 홈쇼핑 사업자들의 경영 상황이 나빠지며 양 측 간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 성장 등의 요인으로 사람들이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이는 홈쇼핑 사업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 지난해 CJ온스타일·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4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모두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 홈쇼핑 업계의 송출수수료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7%였던 TV홈쇼핑 전체 매출액 중 송출수수료 비중은 2022년 65%까지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TV홈쇼핑 사업자들은 유선방송 사업자들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 서비스 강화 △자체 IP 개발 △미디어 콘텐츠 개발 △AI 연계 등이 그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 사업자들이 시청률 감소와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힘든 경영상황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선방송으로에만 집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매출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들이 많은 IPTV에서는 수익이 나는 만큼 케이블 방송과 같은 유료방송보다는 비교적 갈등이 덜 한 상황이다. 문제는 홈쇼핑 업계가 탈TV를 선언할 경우 유료방송업체들이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부분을 메울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는 점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들이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IPTV보다는 수익성이 적은 케이블 방송과의 갈등이 훨씬 심한 상황"이라면서도 "홈쇼핑 사업자들이 탈 홈쇼핑을 외치며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만큼 다른 플랫폼에서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면, IPTV 의존도가 줄어들고 결국 IPTV 사업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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