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發 재료'로 강력한 수급 형성 “추가 상황 지켜봐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에 해당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 3일 이후 국내 증시 테마 장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장 지난 3일 종목명에 ‘석유’나 ‘가스’가 들어간 종목은 대부분 올랐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막대한 자금이 한꺼번에 쏠리며 강력한 테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다만 희망 섞인 이번 발표의 실체에 대해 여러 의견이 교차하는 만큼 투자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에 해당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 3일 이후 국내 증시 테마 장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항 석유 이슈로 국내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장중에 직접 발표를 했기 때문에 강력한 재료의 모양새가 형성된 모습이다. 결국 지난 3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에서 ‘석유’나 ‘가스’라는 단어가 들어간 종목은 거의 대부분 수급을 받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력한 테마 장세가 형성됐다.

흐름은 이날인 4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상한가를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오전 장 초반에도 20% 넘게 상승하며 ‘2연상’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도시가스 관련주인 대성에너지 흐름도 유사하다.

액화석유가스(LPG) 관련주 SK가스를 비롯해 정유 테마로 자주 묶이는 흥구석유 등도 모두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관제조 관련주인 화성밸브와 동양철관도 상한가다. 석유공업제품 생산기업인 한국석유는 채굴 관련 기업이 아님에도 기업명에 ‘석유’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이틀째 상한가다. 즉, 전형적인 테마수급 장세가 시작된 형국이다.

아직은 테마 초반이지만 현재의 수급 모습은 작년의 초전도체 테마 때보다 결코 약하지 않은 모습이다. 초전도체의 경우에도 이번 ‘산유국’ 테마와 유사하게 재료의 실체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존재했지만, 몇몇 테마주들이 엄청난 폭등장세를 연출하면서 강력한 수급을 장기간 이어갔던 전력이 있다.

증권가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이 브리핑에서 발표한 매장량은 실제 회수가 가능한 매장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채굴 단계에 돌입한다 해도 시추 원가의 경제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탐사 초기 단계로 확신을 갖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탐사 시추 계획은 올해 연말부터 진행되며, 통상 성공 확률은 10% 내외 수준으로 간주되나 기술개발 등을 감안해 정부는 20%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동해 가스전의 경우 1998년 탐사 성공 이후 2004년 상업 생산을 시작했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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