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이르면 이번 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본입찰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지만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을 기점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의 선결과제인 화물사업부문 매각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매각주관사 UBS는 지난달 말 인수 후보 3사(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를 마쳤다. 5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매각 측이 실사 기한을 연장하면서 한 달 가량 늦어졌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시정조치의 이행을 경쟁당국으로부터 확인받은 후 거래 종결이 이뤄지는 형태다. 대한항공은 합병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과 독점 논란이 불거진 유럽 노선 이관 등 합병을 위한 선결 과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에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이 참전했다. 후보들은 각각 5000억 원 내외의 인수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제주항공이 발을 빼면서 인수 적격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최종 매각은 EU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만큼 EU 측의 승인을 이끌어낼 만한 후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유럽 노선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 티웨이항공 이관 절차도 진행 중이다. EU 집행위원회(EC)는 양 사의 합병에 따른 유럽 화물 노선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시정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프랑스 항공당국이 한국 정부와 대한항공 측에 티웨이항공의 파리 취항이 '항공협정 위반'이라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파리올림픽 한 달 전인 이달 말 파리 취항을 목표로 하던 티웨이항공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한국과 프랑스는 1974년 항공협정을 맺은 이래 34년 간 파리 노선에 단수 국적항공사(대한항공)만 취항하도록 했다가 2008년부터 '한국 항공사 2곳'으로 확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취항도 허용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티웨이항공의 인천∼파리 노선 취항이 이런 협정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프랑스 정부와 티웨이항공의 원활한 취항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 합병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요구한 모든 것을 했다. 더 이상 양보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