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이 난항을 겪으며, 또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6일 밤 9시(한국시간)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싱가포르(155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을 갖는다. 이어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88위)과 마지막 6차전을 치른다. 

   
▲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4차전까지 한국은 3승1무(승점 10)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중국(승점 7), 태국(승점 4), 싱가포르(승점 1)가 잇고 있다. 한국은 이번 싱가포르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중국과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한국이 무조건 꺾어야 하는 약체다. 또한 조 1위를 해야 FIFA 랭킹 아시아 3위를 지켜 최종예선 조 편성에서 톱시드로 난적 이란, 일본을 피할 수 있다. 

한국은 일본(18위), 이란(20위)에 이어 아시아 3위지만 4위인 호주(24위)와 격차가 거의 없다. 랭킹포인트가 한국 1563.99로 호주(1563.93)에 불과 0.06포인트 앞서 있다. 순위 역전을 당하지 않으려면 한국은 이번 A매치 2연전을 모두 이겨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한국대표팀의 불안 요소는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정식 사령탑 없이 '임시 감독' 체제라는 점이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4강전 패배(요르단에 0-2 패배)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한국대표팀 감독은 계속 공석 상태다. 몇몇 유력한 후보들은 한국대표팀 감독 제의를 거절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인선 작업에 난맥상을 보이며 3개월이 넘도록 새 감독을 영입하지 못해 김도훈 감독에게 임시로 대표팀을 맡겼다.

김도훈 임시 감독은 이번 2연전에 나설 대표선수 선발을 하면서 과감한 선택을 했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서는 무려 7명이나 새 얼굴이 발탁됐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해온 배준호(스토크 시티),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황재원(포항), 최준(서울)이 처음 A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아울러 각급 대표 경력이 전혀 없는 황인재(포항), 박승욱(김천), 하창래(나고야)가 깜짝 발탁됐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기에 가능한 새 얼굴 대거 발탁이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이렇게 과감하게 새로운 선수들을 대표팀으로 부를 수 있다. 재택 근무와 유럽 시찰 위주로 대표팀을 운영해온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을 선수들이 김도훈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 손흥민과 배준호(맨 앞줄)가 짝을 이뤄 싱가포르전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올바른 방향 설정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젊은 세대들이 대표팀 경험을 하는 것은 상당히 좋은 기회다. 실전에 얼마나 투입될 지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들은 대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 해도 개인적인 기량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대표선수 자원의 저변 확대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더 중요한 것은 역시 결과를 내는 것이다. 김도훈 임시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등 기존 대표팀 핵심 멤버들과 새로 합류한 신예들을 잘 조화시키면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일궈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고 '임시'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일단 대표팀을 맡은 이상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김도훈 감독에겐 지도자로서 좋은 커리어 추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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