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증권의 김기범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연이어 연기됐다. 일본계 사모펀드(PE)인 오릭스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에서 문제가 있다는 판정을 받은 거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

11일 현대증권은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새 이사진을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 날짜를 9월16일에서 10월 12일로 연기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증권 인수를 진행 중인 오릭스는 지난달 24일 현대증권 이사회를 통해 새 대표이사로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을 내정하고 8월 31일로 임시 주총에서 이를 확정지으려고 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금융당국의 오릭스에 대한 대주주 적격심사가 늦어지면서 이달 16일로 임시 주총이 연기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임시 주총이 연기되면서 오릭스의 금융업 대주주 자격에 논란이 붙은 거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김기범 사장 선임 임시총회는 오릭스가 인수를 했을 때 가능한 조건부 주총이기 때문에 오릭스가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모두 무산된다"고 말했다.

현재 오릭스는 금융감독원에서 대주주 적격 실무심사를 받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이 나게 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증권 지분 인수를 위해 오릭스가 투자한 자기자본이 1300억원에 불과해 시가총액이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오릭스에 대한 대주주 적격심사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동현 금융위 사무관은 “금융업 대주주 적격심사는 법적으로는 2달이지만 통상 3개월이 소요된다”며 “오릭스에 대한 대주주 적격심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오릭스의 투자자본이 13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관심이 많은 사항이라 꼼꼼하게 검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특별하게 인수를 불허할 사유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해명에도 일본 자금에 대한 일부 정치권의 반감이 오릭스 현대증권 인수를 막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일본 대부업체의 금융권 진출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는 대부업체가 제도 금융권 사업에 나서는 것이 금기시돼 있어 오릭스가 일본에서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자기 돈 1300억원 정도만 들이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조달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려 하는 것은 특혜성 매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