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총자산·여신 확대 등 과제 산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방은행 최초로 전국구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한 DGB대구은행이 5일부터 'iM뱅크'라는 사명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 

iM뱅크는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펼치던 영업을 수도권, 충청, 강원 지역 등으로 넓혀 기업금융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의 장점과 지역은행의 장점을 조화해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의 길을 걷는다는 포부다. 

   
▲ 지방은행 최초로 전국구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한 DGB대구은행이 5일부터 'iM뱅크'라는 사명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사진=iM뱅크 제공


5일 DGB금융 등에 따르면 DGB금융은 정관 변경 시행일인 이날 iM뱅크 본점에서 그룹 NEW CI 선포식 및 은행 사명 변경에 따른 간판 제막식을 진행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6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본격 인가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외국계은행 2곳(SC제일·한국씨티)에 이어 일곱 번째 시중은행인 셈이다.  

iM뱅크는 전국구 시중은행으로서 기존에 진출할 수 없었던 충청, 강원, 호남, 제주 지역에 점포를 개설하는 등 향후 3년간 영업점 14개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디지털 금융, 전국 거점 점포, 기업영업지점장(PRM)제도 등을 활용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전국 영업망을 구축을 위한 첫 거점 점포로는 '원주지점'을 낙점했다. 원주(강원)지역은 지방은행이 소재하지 않는 데다, 대구·경북을 비롯 수도권과도 인접해 거점으로서의 입지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로써 iM뱅크는 중소기업들에게 찾아가는 '관계형 금융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는 등 기업금융을 강화할 예정이다. 관계형 금융은 기업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과 재무 등 정량적 정보 외 지속적인 거래로 얻은 정성적·사적 정보를 활용하는 금융기법을 뜻한다.

iM뱅크의 새 비전은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New Hybrid Bank)'다. iM뱅크 관계자는 "디지털 접근성·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뉴 하이브리드 뱅크(New Hybrid Bank)'를 내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 부동산 위기로 촉발된 영업실적 악화를 비롯 기존 시중은행 대비 태부족한 총자산·여신점유율·영업지점수 등은 시중은행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iM뱅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iM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2468억원, 2021년 3023억원, 2022년 3645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 고금리로 촉발된 지역 부동산 위기로 순이익은 3544억원으로 역성장했다. 

4대 시중은행의 경우 하나은행이 3조 47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3% 성장했고, KB국민은행이 3조 2615억원으로 전년보다 8.9% 늘었다. 신한은행은 0.7% 성장한 3조 677억원을, 우리은행은 13% 줄어든 2조 51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순이익과 마찬가지로 총자산도 시중은행과의 격차가 상당하다. iM뱅크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0조 9703억원으로 △국민은행 512조 3728억원 △하나은행 478조 5115억원 △신한은행 469조 7271억원 △우리은행 436조 6879억원 등에 견주면 약 6~7배 차이난다. 

총여신 점유율도 전체 은행권을 놓고 보면 2%대에 불과하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신용평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iM뱅크(대구은행)의 총여신 점유율은 지난2023년 말 기준 2.1% 수준으로 4대 시중은행 평균치 12.8% 대비 10%포인트(p) 이상 차이난다. 국내 영업지점 수는 142곳으로 △국민은행 703곳 △우리은행 615곳 △신한은행 609곳 △하나은행 533곳 대비 태부족하다. 

나신평은 "전국영업지점망 및 고객 확보 측면에서도 4대 시중은행 대비 열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의 격차와 오랜 기간 쌓아온 기존 시중은행들의 견고한 프랜차이즈 가치 등을 고려할 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업권의 단기 경쟁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모바일뱅킹을 중심으로 한 영업 확장 강도와 성공적인 안착 여부 등에 따라 중장기 시장점유율은 변동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한편 iM뱅크에 이어 DGB금융 산하 주요 비은행 계열사도 사명을 iM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은 iM증권, DGB생명은 iM라이프생명보험, DGB캐피탈은 iM캐피탈, 하이자산운용은 iM에셋자산운용으로 변경된다.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트너스도 iM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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