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가격 하락·중국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 전망
1분기 적자 기록했지만 늦어도 하반기에는 반등 기대
원유 감산·중국 효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원가는 낮아지고4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다만 OPEC+의 원유 감산 결정으로 인해 원가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으며, 중국 수요 증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어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제공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나프타 평균 가격은 톤당 676.5달러로 전월 평균 가격  대비 6.2달러(0.9%) 하락했다. 4월 평균 가격 708.9달러와 비교하면 32.4달러(4.6%) 떨어졌다. 특히 6월 평균 가격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나프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로는 국제유가 하락이 꼽힌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나오기 때문에 국제유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실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4월 평균 배럴당 89.2달러, 5월 84달러, 6월 79.9달러로 꾸준히 하락해 나프타 가격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나프타 가격이 떨어지면서 원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업계의 반제품으로 기초원료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나프타 가격이 하락하면 석유화학업계는 원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국내 수요까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이구환신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구환신은 노후 자동차나 가전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구환신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에서도 경기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게 된다. 특히 이구환신 정책에 포함돼 있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에도 고부가합성수지(ABS) 등 석유화화제품이 들어간다는 점도 수요 증대 요인이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으로의 제품 수출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중국 석유화학업체들은 자국 내 수요가 늘어날 경우 내수 판매를 우선시하고 수출은 줄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서도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요인으로 석유화학업계 내에서는 실적이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는 1분기 수요 부진에 시달리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1분기 310억 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도 1분기 1353억 원 적자를 봤다. 한화솔루션 역시 케미칼 부문에서 1분기 18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 하락과 함께 수요가 살아나는 만큼 가깝게는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적자를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유 감산 지속 등 아직 변수가 남아있어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최근 내년 말까지 하루에 원유 366만 배럴을 감산하는 것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아직은 유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OPEC+의 감산 이유가 유가 부양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유가 상승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가가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나프타 가격도 오르면서 석유화학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높아진다. 

또 중국의 수요 증가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중국 내에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자급률이 100%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중국 내 수요가 살아나더라도 수출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수요 증가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대중국 수출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원가 하락이나 수요 증가 모두 긍정적인 요인은 맞지만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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