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지난 3월 부터 모델Y 판매량 조정
유럽시장에서도 판매량 감소세…후발주자 브랜드들 성장으로 입지 '흔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글로벌 전기차 선두주자인 미국의 테슬라가 후발주자인 중국의 BYD(비야디)추격세를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BYD는 내수를 비롯해 유럽등지의 지역에서 판매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선두자리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테슬라의 모델3가 캘리포니아 리치몬드 주차장에 주차돼 있다./사진=로이터


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자동차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BYD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지난 4월에도 판매량이 18% 감소세를 보인데 이어 두 달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의 기가팩토리 상하이 공장의 모델Y 생산량 조정에 들어갔다. 수요 악화를 반영해 생산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3월부터 모델Y의 생산량은 20% 감소했다.

앞서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테슬라는 가격인하 정책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당시 상하이자동차를 비롯해 BYD등의 중국 현지업체들도 잇따라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서 '치킨게임'으로 가격 경쟁에 나섰다. 이처럼 판매량 공세를 이어가던 테슬라는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밀려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모델Y 생산량은 올해 △3월 4만9498대 △4월 3만6610대로 각각 17.7%, 33.0%씩 감소했다. 중국 내 업체들의 추격과 더불어, 글로벌적으로 커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선호 현상도 테슬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BYD도 시장 점유율이 34.3%로 소폭 하락한 것도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시장 선호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BYD는 지난 5월 전기차 14만6395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18만4093대를 합쳐 총 33만488대를 판매했다.

판매량 감소는 곧 바로 주가로도 영향이 이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거래일 대비 1.01% 감소한 176.29달러를 기록하면서 장을 마쳤다. 중국에서 판매량이 감소한 반면 경쟁업체인 BYD의 판매량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일부 주주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내부자 거래 혐의로 고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 테슬라, 베를린 기가팩토리 전경./사진=테슬라코리아

테슬라의 하락세는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테슬라는 유럽에서 판매실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전체 판매량이 15.0% 증가했음에도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전기차의 대명사로 불렸던 테슬라였지만, 후발주자 브랜드들의 기술력이 많이 뒤따라왔고 가격적으로도 메리트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굳이 테슬라를 구매해야한다는 기조가 희석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이어온 BYD의 추격은 유럽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BYD가 중국을 벗어나 해외 판로 개척을 고려하는 가운데 충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관세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전기차는 프리미엄 성격을 띄고 있어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 또한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에도 프리미엄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어 관세가 상승한다 해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BYD는 공급망 효율화 및 안정적인 구조를 토대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씽크탱크 로디엄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30% 내외의 관세를 결정할 것이 유력하다"면서 "중국 제조사들의 유럽 진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관세 부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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