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합동참모본부에서 1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언론에 일부 보도된 '작전계획 5015'의 공개 여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논란 끝에 국방위는 내달 2일 작계 내용을 보고받기로 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합참 업무보고를 받은 직후 비공개 감사로 전환, 이후 1시간30여분 진행된 비공개 국감에서는 작계 5015 관련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작계 5015가 언론에 보도된 이상 핵심적인 내용이라도 의원들에게 보고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김광진 새민련 의원은 오후 3시10분께 공개감사로 전환되자마자 "합참이 작계 5015 거론하지 못하는 신성불가침 단어로 인식하고 있다"는 등 작계 공개를 거부한 합참을 비난하고 나서 '불편'했던 비공개 감사 정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3성 장군 출신인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비문(비밀문서)이라는 것은 자기와 관련되지 않은 것도 볼 수 없다"면서 "비밀취급 인가자라고 하더라도 비문을 보려면 일정한 승인 절차가 있어야 한다"면서 작계 5015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오후 중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가 오전부터 파행을 하고 있다. 전시 작전계획을 보고할 것이냐. 새정치민주연합: 보고 해라. 새누리당: 보고할 필요가 없다, 일부 의원 : 보고 해라"라며 국감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작전계획을 알아서 뭘하려고 하나. 국회의원의 권력 남용이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공개 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작계 5015 공개 요구에 대해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한미간의 양해각서에 서명한 것이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 의원들이 미 국방부가 의회에 작계5015를 설명했다는 이야기의 진위 여부를 묻자 합참 관계자는 "미군도 작전계획을 국회에 설명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한반도 전시 상황에 적용되는 작계 5015는 지난 6월 한미 간에 서명을 완료한 작전계획 문서로 국내 언론에서 서명 사실이 보도된 데 대해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강한 불만을 보이며 한미 공동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방부에 대한 국감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사후 검토를 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문제제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참은 앞서 '작계 5027'에서 작계 5015로 바뀐 것과 관련, 의원들이 군 전력증강 방향 및 예산소요 등을 새로이 점검하기 위해 관련 보고가 필요하며 비밀취급 인가를 받았음에도 작계 보고를 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어 한 차례 정회 후 여야 의원 및 극소수의 합참 관계자들을 제외한 참관인 대부분을 내보내고 관련 보고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의원이 "언론 보도보다 낮은 수준의 보고를 했다"며 문제제기를 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국방위 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국감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작계 5015가 이미 언론에 보도됐고 그 개념 정도는 국방위에 국감 중 보고해야 한다는 위원장과 의원들의 판단이 있었다"며 "10월 2일 합참으로부터 보고받기로 위원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작계5015는 기존의 계획과 달리 북한의 남침에 대해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군기무사령부는 작계5015 보도와 관련한 유출 경위에 대해 국방부와 합참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