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저축은행들의 실적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SBI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은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냈고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

이는 보수적인 여신 취급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응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저축은행 79개사의 순손실은 1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27억원) 대비 손실이 1016억원 증가했으나 직전분기(-4155억원) 대비로는 2612억원 감소했다.

   
▲ 사진=각 사 제공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1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 적자폭이 줄어들고는 있으나 1년 넘게 업계 실적이 적자를 지속한 것은 2011년 발생했던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낸 저축은행은 28개에서 42개로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37억원을 달성했으나 올해는 적자전환했다. SBI저축은행의 분기 실적이 적자를 낸 것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10년 만이다.

SBI저축은행은 적자의 이유로 대손충당금을 꼽았다. 부실자산 등 리스크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는 것이다. SBI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쌓은 충당금은 642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 6008억원보다 419억원 늘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1분기 적자전환은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2분기부터는 다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분기 적자 규모가 지난해 253억원에서 올해 379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상상인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1분기 적자(175억원)보다 205억원이 증가한 3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올 1분기 149억원이 순이익을 냈지만 이는 전년 동기(376억원)보다 약 200억원 가량 대폭 줄어든 실적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 1분기 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1분기(137억원) 보다 50% 가량 축소됐다.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안정화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이자비용이 일부 줄었으나(-2511억원) 여신 규모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2336억원)와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추가적립(1326억원)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이 발생했다.

1분기 연체율은 8.80%로 전년말(6.55%) 대비 2.25%포인트(p)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경기회복 둔화 및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연체율 산정 시 모수가 되는 여신이 감소한 것도 연체율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021년 말 2.51%, 2022년 말 3.41%에서 지난해 6.55%까지 치솟았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긴축 기조 지속, 부동산시장 회복지연 등 어려운 영업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부동산 PF 대출 사업성 평가기준 도입과 다중채무자 충당금 적립 강화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한 제도 시행이 예정으로 향후 저축은행의 경영전략은 수익성 개선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보다 초점을 맞춰 대응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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