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우리나라 25~34세 청년 10명 중 6명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을 발표했다.

캥거루족은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취직하지 않거나, 취직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 청년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캥거루족은 지난 2012년 62.8%에서 지난 2020년 66.0%로 늘며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남녀 간 캥거루족 비중을 보면 남성(68-73%)이 여성(56-63%)보다 높았고, 전 기간에서의 상승폭 크기는 남성(68.7→69.1%)보다 여성(56.1→63.0%)에서 크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부연구위원은 남성의 군복무 영향과 결혼시기가 여성보다 늦은 점 등 결혼 연령 효과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 기준 가장 높은 캥거루족 비중은 고졸 이하 계층(73.4%)이었다. 4년제 대졸 그룹의 캥거루족 비중은 65.4%, 전문대졸은 63.6%를 기록했으며, 대학원 졸업자 캥거루족 비중은 56.6%로 가장 낮았다. 

연도별로는 고졸 이하 계층에서 지속 상승했으며, 전문대졸은 소폭 상승, 4년제 대졸은 소폭 하락의 추이를 나타냈다. 대학원졸업자는 연도별로 상승과 하락 등 변동이 바뀌는 추세를 보였다.

지역별 캥거루족 분포는 비수도권 지역보다 수도권 지역에서 높았다. 2020년 기준 수도권 지역 캥거루족 비중은 69.4%인데 반해, 비수도권 지역은 61.7%로 나타났다. 전 기간동안 수도권 지역 캥거루족 비중은 비수도권 지역보다 높게 분포되고 있었다. 연도별 분포 변화 추이를 보면 수도권 지역의 경우 2012년 64.0%에서 2020년 69.4%로 5.4%p 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2012년 61.3%에서 2020년 61.7%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이와 함께 미취업자 캥거루족 비중이 최근 들어 급속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47.4%였던 미취업자 캥거루족 비중은 2020년 들어 66.0%까지 대폭 증가했다. 반면 취업자 집단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큰 변화 없이 65.0%에서 63.5%로 소폭 하락했다.

2020년 기준 25-34세 청년 취업자 중 캥거루족은 남성 61.5%, 여성 65.5%로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캥거루족 비중이 다소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황광훈 부연구위원은 "최근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30대 연령에서의 캥거루족 증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불안과 불만족을 발생시키는 등 중대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 개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함으로써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고용정보원이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청년 노동시장 ▲중고령자 노동시장 ▲중고령자 삶의 질 ▲고령자 건강 ▲청년 삶의 질 ▲니트족과 사회적 배제 ▲청년 진로·직업 ▲학생 논문경진대회 수상작 등을 9개 발표분과로 나눠 22편의 전문가 논문과 6편의 학생 논문 발표 및 토론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