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당연히 이겨야 했던 싱가포르에 크게 이기면서 많은 소득도 올렸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5차전 원정경기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 배준호가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후 김도훈 임시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표팀 공격의 핵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나란히 2골씩 터뜨렸고, 주민규(울산)와 배준호(스토크 시티)는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4승 1무로 승점 13점이 돼 조 1위를 유지했다. 이날 조 2위 중국이 태국과 1-1로 비겨 승점 8(2승 2무 1패)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과 최종 6차전 홈 경기(11일) 결과와 상관 없이 조 1위로 오는 9월 시작하는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1승 4패(승점 3)가 된 싱가포르는 조 최하위에 머물러 최종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FIFA 랭킹 23위로 155위 싱가포르보다 132계단이나 높다. 역대 전적에서도 이날 승리 포함 23승 3무 2패의 압도적인 우위다. 당연히 경기는 한국의 우세가 예상됐고, 실제 결과도 그랬다. 

싱가포르가 경기 초반 강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잡아보려 했으나 실력 격차는 어쩔 수 없었다. 전반 9분 만에 한국이 이강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때린 예리한 감아차기 슛을 골키퍼가 쳐내 반대편으로 볼이 흘렀다. 이 볼을 주민규가 패스했고, 골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받은 이강인이 상대 수비를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려 싱가포르 골문을 열었다.

   
▲ 이강인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후 싱가포르의 역습에 헤더슛을 허용해 위험한 장면이 있었으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전반 20분 한국의 추가골이 나왔다. 주민규가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려 2-0을 만들었다.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주민규가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주민규는 만 34세에 A매치 데뷔골을 넣어 고(故) 김용식(1950년 만 39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전반을 2-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들어 골 잔치를 벌였다. 전반 내내 압박 플레이를 펼치느라 싱가포르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지자 한국이 맹공을 펼쳤다. 특히 한국은 후반 8분부터 11분까지 3분 사이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싱가포르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 멀티골을 넣은 손흥민이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의 전매특허와 같은 월드클래스 기량이 발휘된 골이 후반 8분 터져나왔다. 주민규의 롱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왼쪽에서 가운데로 드리블해 들어가며 오른발 슛을 날려 골문 안으로 꽂아넣었다.

싱가포르가 미처 전열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불과 1분 후인 후반 9분 한국의 골이 또 터졌다. 선제골의 주인공 이강인이 이번에도 주민규의 패스를 골로 연결했다.

주민규는 이 때까지 한국이 넣은 4골에 1골 3도움으로 모두 관여했다. 그동안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국가대표팀에 뽑히지 못해 뒤늦게 태극마크를 단 설움을 이 한 경기에 모두 쏟아부은 듯한 눈부신 활약이었다.

이어 후반 11분에는 이강인에 이어 손흥민도 멀티골을 성공시켰디. 이재성(마인츠)이 찔러준 패스로 슛 찬스를 잡은 손흥민이 놓치지 않고 골로 마무리했다.

5-0으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김도훈 감독은 선수 교체를 해 벤치에 있던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후반 12분 이강인 대신 엄원상(울산), 13분 주민규 대신 황희찬(울버햄튼)을 투입했다.

후반 25분에는 대표로 첫 발탁돼 선발 출전까지 했던 황재원(대구)이 역시 처음 A대표팀에 승선한 박승욱(김천 상무)과 교체됐고, 이재성도 첫 발탁된 배준호와 교체됐다.

   
▲ A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데뷔 출전한 배준호가 데뷔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후반 34분 교체 투입 멤버들이 골을 합작했다. 박승욱이 오른쪽에서 넘겨준 컷백을 배준호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방향을 바꿔 골을 뽑아냈다. 배준호와 박승욱은 A매치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데뷔 골과 데뷔 도움을 올렸다.

후반 37분에는 황희찬이 조유민(알 샤르자)의 패스를 받아 한국의 마지막 7번째 골을 집어넣으며 대승을 자축했다.

한국은 대승으로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외에도 주민규를 재발견하는 성과가 있었다. 또한 새로 발탁된 선수들이 A매치 데뷔 기회를 많이 얻고 또 좋은 활약까지 하며 차세대 대표팀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싱가포르전을 알차게 마무리했다.

한국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을 상대로 2차 예선 마지막 6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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