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당초 강행 의지를 보였던 재신임투표를 연기할 수는 있지만 추석 전에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그는 당 혁신안 의결을 위해 16일 소집된 중앙위원회를 연기하라는 중진들의 요구는 "과하다"며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중진들과의 대화의 여지는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진행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차녀 결혼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석현 국회부의장, 박병석 의원과의 전날 심야 회동이 결렬된데 대해 "재신임투표 연기 문제에 대해선 서로 합의할 수 있었는데 (중진그룹 쪽에서) 중앙위 연기까지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위는 당무위에서 결정한 다 준비된 것인만큼 그것까지 연기하라는 건 과하다"며 "중앙위는 예정대로 하고 재신임투표는 연기하는 쪽으로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신임투표가 마냥 늦어질 수는 없고 추석 전까지는 매듭 짓는 게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중진 모임측과의 추가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중앙위) 일정이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다른 의견이 거론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혁신안 통과 전망에 대해서는 "그동안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쳤고 최고위와 당무위에서 논의된 사안인만큼 중앙위원들이 심사숙고해 적극 수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혁신안 수정 여지에 대해선 "초안이 최종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앙위에서도 의견이 나오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 심화에 대해선 "혁신안의 내용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혁신위의 활동과 혁신안 제출 시점을 둘러싸고 당내 역학관계상 여러가지 의견차이가 노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내 비주류의 '혁신안 실패' 지적을 애써 외면했다.

문 대표 재신임 문제에 대해선 "문 대표 본인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의 전반적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면 좋겠는가 하는 것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