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비대면 환전 월간·연간 한도 설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의 ‘수수료 무료’ 환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은행들이 환투기로 의심되는 거래를 막기 위해 비대면 환전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환차익을 노린 환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비대면 환전을 활용한 이상 거래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은행권의 ‘수수료 무료’ 환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은행들이 환투기로 의심되는 거래를 막기 위해 비대면 환전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사진=백지현 기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최근 비대면 환전에 대한 월간 또는 연간 한도를 설정해 비대면 환전 수요를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모바일 앱을 통한 쏠(SOL)편한 한전을 비롯해 인터넷·ATM 환전 등 비대면 환전 신청과 관련해 월간 3만 달러 한도를 적용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인터넷 환전 건별 신청 가능 금액을 영업시간 2만 달러에서 1만 달러로 축소하고, 일간 한도를 1만 달러로 제한했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서비스인 ‘환전지갑’의 월간 한도를 3만 달러, 연간 10만 달러의 한도를 설정해 이달 중 시행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비대면 환전 서비스인 ‘환전주머니’에 월간 3만 달러, 연간 10만 달러 한도를 설정했으며, 국민은행도 지난달 20일부터 모바일 앱을 포함한 인터넷·ATM 환전 서비스의 월간 신청 한도를 3만 달러로 제한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비대면 환전 한도를 제한하고 나선 이유는 비대면 환전 무료 서비스가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환투기를 포함한 이상 거래 등에 활용될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은행권은 올해 초 토스뱅크가 금융권 최초로 ‘환전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내놓은 것을 시발점으로 시중은행들도 여행 특화 상품을 내놓으며 환전 고객 확보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KB국민(트래블러스)·하나(트래블로그)·신한(쏠트래블)은행이 이미 트래블카드를 출시했고, 우리금융이 이날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트래블카드를 둘러싼 경쟁 후발주자로 참여했다.

은행의 무료 환전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는 데다 중동 정세 등의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기록하면서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0일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73911억엔(약 10조5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조2410억엔) 대비 381억엔(약 3329억원) 증가한 규모다.

최근 엔화 가치가 100엔당 870원대로 떨어지면서 현재가 ‘엔테크의 적기’로 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와 일본여행 인기에 따른 환전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화 가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불투명한 한 만큼 단기간에 엔화 가치가 반등하기는 어려워 투자 측면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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