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잔액 기업-국민-하나 순…"건전성 관리해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 잔액이 거듭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체 규모도 덩달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4개월 새 약 7조원 이상 연체가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9% 이상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10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국내 기업대출 현황'에 따르면 4월 말 은행권 기업대출 규모는 1344조 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업대출 잔액은 1305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현재 잔액과 견주면 올 들어 약 39조 5000억원 증가한 셈이다. 

   
▲ 국내 기업대출 잔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연체 규모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4개월새 약 7조원 이상 연체가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9% 이상 폭증했다는 분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업대출 규모를 구성별로 살펴보면, 중소법인이 606조 4000억원(118만 7800건)으로 전체의 45.1%를 점유해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사업자가 453조 1000억원(433만 100건)으로 33.7%를 차지했고, 대기업이 285조 3000억원(3만 3400건)으로 21.2%로 집계됐다. 

은행별 기업대출 규모에서는 기업은행이 246조 7000억원(96만 9400건)으로 전체의 18.3%를 점유해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170조 4000억원(71 만 3000건), 하나은행 166조 9000억원(79만 9000건) 순이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이 560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41.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세종 262조 7000억원, 인천 91조 9000억원 등의 순이다 .

문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대출에 맞춰 연체도 급증한다는 점이다. 올해 4월 말 기업대출 연체 규모는 7조 3000억원(11만 2500건)으로 지난해 4월 말 4조 9000억원 대비 약 49.4% 폭증했다. 

연체액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말 3조 5000억원(2만 4300건), 2021년 말 2조 9000억원(2만 4600건)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듬해 3조 2000억원(4만 9500건)으로 불어났고, 지난해 말 5조 3000억원(9만 6100건)까지 치솟았다. 

구성별 연체 규모를 살펴보면, 중소법인 기업대출 연체금액이 4조 2000억원(57.5%)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사업자 2조 8000억원(38.4%), 대기업 3000억원(4.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지난해 4월 말 1조 8000억원이었는데, 올해 4월 말에는 이보다 53.6% 급증한 2조 8000억원에 달했다.

강 의원은 "역대 최고 수준의 기업대출에다 연체 규모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의 연체 증가율이 가장 커 상환능력 부족에 따른 폐업 등 부실화 확산으로 은행권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연체우려 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은행권의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를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및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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