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소주 “제품혁신, 지역소주 반란으로 이어지길”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진로’와 ‘참이슬’을 앞세운 하이트진로가 올해 소주시장 전국 제패를 목전에 둔 가운데, 2위 롯데칠성음료와 지방 업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충청권 선양소주와 경남 무학 등 지방 소주회사들은 최근 ‘본진 사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충청권 대표 선양소주의 맑을린(왼쪽), 경남 대표 무학의 좋은데이(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선양소주는 충청권 대표소주 ‘이제우린’을 ‘맑을린’으로 재 출시한다. ‘맑을린’은 통상 ‘린’으로 알려진 ‘린 시리즈’의 2005년 첫 출시 브랜드명이다. 앞서 ‘오투린’, ‘이제우린’을 거쳐 19년 만에 첫 이름으로 돌아왔다. 기존 ‘맑을린’을 추억하는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맑고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이번 ‘맑을린’ 리뉴얼은 충청권 맹주로서 지역 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선양소주의 의지가 반영됐다. 

선양소주는 지난해 국내 최저 도수(14.9도)·최저 칼로리(298㎉) 소주 ‘선양’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수도권에서 문의가 쇄도하면서, 서울 성수동에 팝업 매장을 열었고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플롭선양’ 팝업 매장에는 3주간 1만7800여 명이, 올해 5월 ‘선양카지노’ 팝업 매장에는 18일 간 1만2200여 명이 다녀갔다.

특히 GS리테일과 손잡고 지난 3월 ‘선양’ 640㎖ 소주 페트(PET)를 전국 GS25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에 업계 최저가로 선보이며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

편의점 점포 수 1위 씨유(CU)도 참전하면서 지방 소주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CU는 지난 5월 한 달간 7개 지방에서 해당 지역 대표 브랜드 소주를 병 소주 100원, 페트병 소주 300원씩 할인 판매했다. 

광주·전남 ‘잎새주’, 대구·경북 ‘맛있는참’ 소주 등 행사 상품을 행정구역상 해당 지역 내 CU 편의점에서만 할인가에 내놓았다. 가령 대전·충남 CU매장에서는 이제우린 소주만 할인하고, 서울 지역에서 할인 판매하는 소주는 없는 식이다.

CU는 “물가 낮추기 및 지역 소주 알리기를 위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 제조사들과 손잡고 가격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소주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기 시작한 데는 하이트진로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하이트진로의 전국 소주 시장 점유율은 60%대로 압도적이다. 하이트진로는 ‘불모지’라 불리던 부산·경남에서도 최근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현재 40%대인 부산·경남에서의 점유율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의지다. 

‘새로’, ‘처음처럼’이 있는 롯데칠성음료 전국 점유율은 20%대에 그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부산 공략은 지역 소주 강세로 매우 힘들었다. 현재도 하이트진로 포함 3개사가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은 “50년 주류제조기술력을 담아 출시한 ‘선양’소주로 저도주 시장을 개척하고, 새롭게 리뉴얼한 ‘맑을린’을 통해 지역 시장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제품혁신이 지역소주의 반란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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