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오물풍선·대북 확성기로 긴장고조 속 중부전선서 발생
대부분 작업도구 들고 일부는 무장…합참 "'단순침범' 판단"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군 다수가 지난 9일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가 우리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에 즉각 퇴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9일 낮 12시 30분쯤 북한 군인들은 MDL을 50m가량 넘어왔으며, 이들 대부분이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도구를 들고 있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6월 9일 12시 30분경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내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군 일부가 군사분계선을 단순 침범해 우리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 이후 북상했다”며 “우리군의 경고사격 후 북한군이 즉각 북상한 것 외에는 현재까지 특이동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상황은 DMZ에 수풀이 우겨져 있고,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이다. 따라서 길도 없는 상태이고, 그 수풀을 헤치고 움직이는 상태였고, MDL에 근접하기 전부터 저희가 관측을 하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한 이후에 즉시 북상한 것으로 볼 때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9·19 남북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4일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의 한 초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진지 공사를 하고 있다. 2024.6.4./사진=연합뉴스

MDL을 침범한 북한군 규모는 수십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작업도구 외 무장을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공보실장은 “일부는 그런 것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군의 월경에 대해 단순 침범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최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및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등 도발 행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8일 밤 3차 오물풍선을 살포하자 9일 국가안보실의 결정에 따라 정부는 최전방 대북확성기를 가동해 첫 방송을 재개했다. 이후 북한은 9일 밤 다시 4차 오물풍선을 살포했으며, 같은 날 최전방에 대남 확성기를 설치했다. 

이날 우리군은 대북방송을 하지 않았으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한국이 삐라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병행하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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