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돼 온 종합부동산세·상속세·법인세 등을 개편해 조세체계를 바로잡겠다는 방침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징벌적 조세' '이중과세'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고, 상속세는 성실한 납세의무를 다 한 후 남은 재산을 상속할 때 세금을 다시 부과한다는 '이중과세' 논란이 있다. 또 법인세는 과도한 과세로 기업의 영리행위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완화하는 데 있어서 정치권의 협조도 가능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미디어펜은 개선 목소리가 나오는 세 가지 세제의 쟁점을 살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제22회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여야의 ‘세제개편’ 경쟁이 불 붙은 가운데 정부가 상속세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상속세 개편을 예고해온 만큼 오는 7월 발표예정인 세법개정안에 담길 ‘상속세 완화안’에 관심이 쏠린다.
여야가 개편이라는 큰 그림에서는 행보를 같이 하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자칫 상속세 문제를 정파적 입장에서 정쟁의 대상으로 삼을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측면에서, 가계 측면에서는 돈의 선순환으로 중산층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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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회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여야의 ‘세제개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상속세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2일 국회 및 정부에 따르면 여야가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감면 등을 띄우며 ‘감세’ 경쟁을 본격화한 가운데 종부세에 이어 최근엔 상속세로 세재개편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현행 사망자 유산 총액에 세금을 메기는 ‘유산세’를 상속인 1인당 물려받은 유산취득분에 각각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가령 부모가 33억원을 자녀 세 명에게 균등 상속하면 현재는 30억원 초과로 50%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유산취득세로 전환되면 각 자녀가 11억원에 대해 40%의 상속세율을 적용받아 부담이 줄어든다.
유산취득세 전환 추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정부는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0월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국민의힘은 또한 대주주 할증 과세 폐지와 상속세율 인하 등의 개정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이 같은 안을 검토해 세법개정안에 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시대 변화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상속세제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변경하고, 최대주주 할증과세 폐지하고, 상속세율을 주요 선진국 사례를 감안해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속세 일괄공제액을 현재의 5억원에서 6~7억원으로 올리는 상속세법 개정안 방안을 검토한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에 대해 상속세 일괄공제액 기준을 상향해 세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임광현 원내부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상속세제 개편에서 필요한 것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에 대한 세 부담 완화”라며 “향후 중산층 상속세 대상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들 가구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주는 상속세법 개정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 부대표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 가격이 2021년 19%, 2022년 17% 상승하면서 상속 재산가액 5~10억원 사이의 과세 대상자가 49.5% 증가했다. 이 구간에 속하는 상속세 결정세액은 68.8%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반 상속제 일괄공제 규모는 28년째 5억원을 유지하고 있어 중산층의 세 부담이 크다.
다만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최대주주 상속세 할증 과세 폐지와 가업상속공제 확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임 부대표는 “제도 변화의 정책적 실효성과 사회 파급효과 등에 대한 정밀한 연구 분석 없이 초부자 상속세 감세를 2년 만에 속도전으로 추진하는 것은 졸속 우려가 크다”고 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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