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우증권 사옥 새 주인 낙점…'사전정지' 작업 돌입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흡수합병을 통한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한 우리금융그룹이 미래에셋증권의 서울 여의도 사옥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여의도 증권가 그 자체를 상징하던 건물을 넘겨받음으로써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하는 ‘우리투자증권’의 존재감도 점차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흡수합병을 통한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한 우리금융그룹이 미래에셋증권의 서울 여의도 사옥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사진=김상문 기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의 새 주인이 결정돼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최근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한 우리금융그룹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을 위한 자문사를 선정해 관련 협의와 절차를 진행한 결과 우리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최종 매각가와 잔금 납일 일정 등 세부 사항은 추가 논의를 통해 확정된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 증권가의 역사를 표상하는 상징 중 하나다. 지난 1984년 준공 후 구(舊) 대우증권 사옥으로 사용되다 2016년 대우증권과 합병한 미래에셋증권 자산으로 편입됐다. 즉, 우리금융그룹 산하로 향후 출범될 ‘우리투자증권’이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미 지난달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을 추진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로써 우리투자증권을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지 10년 만에 증권업계에 재진출하게 됐고, 합병법인은 금융위원회 인가 등 절차를 거쳐 올해 3분기, 정확히는 8월을 전후로 출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입성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도 이미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미래 유망혁신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스케일업 팁스’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고 민간투자와 정부자금을 매칭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은행은 기술보증기금에 ‘VC투자매칭 특별보증’을 출연하기로 했다. 아울러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들도 힘을 보탠다. 이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은 유망 중소벤처기업 신규상장(IPO)과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우리투자증권의 전략을 넌지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상의 피인수기업인 한국포스증권 직원들의 고용 보장도 진행 중이다. 기존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 과정 중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합병 계약 당시 포스증권의 임원급을 제외한 직원 100여명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의 임원급 인사는 이미 어느 정도 내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투자금융(IB) 분야에 우선적으로 힘을 싣는 경영전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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