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CEO와 연쇄 회동
2주간 미국 출장 통해 삼성 경쟁력 점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삼성의 강점을 살려서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 "

   
▲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미국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며 이어진 출장을 통해 삼성의 글로벌 위상과 기술 경쟁력을 확인한 이후 이같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삼성만의 강점을 부단히 살려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최근 2주 간 뉴욕과 워싱턴에 이어 미국 서부 글로벌 IT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메타, 아마존, 퀄컴 등 IT∙AI∙반도체 분야 주요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취임 후 2년 연속 미국 장기 출장길에 오르며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이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진행했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당시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가진 후 4개월만이다. 

두 사람은 회동에서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다음날인 12일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Andy Jassy) 아마존 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전영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도 함께 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재시 CEO는 지난해 4월 생성형AI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을 밝히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3월 AI 데이터센터에 향후 15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AI 기업 앤스로픽에 4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최근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반도체 이외에도 TV∙모바일∙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여하고 있다. 'HDR10+'는 고화질영상 표준기술로, 아마존은 2022년부터 자사 파이어TV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회장과 재시 CEO의 이번 만남을 통해 삼성과 아마존의 협력 관계가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도 나온다. 

   
▲ 10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DSA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 사장 겸 CEO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 사장 겸 CEO도 만났다. 두 사람은 미팅을 통해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퀄컴은 뛰어난 무선 연결성과 고성능을 갖춘 저전력 컴퓨팅과 온디바이스 인텔리전스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퀄컴은 삼성 모바일 제품에 최첨단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 했으며, 최근에는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처럼 이 회장이 출장을 통해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과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협력은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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