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AI 활용해야"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게임사들이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AI(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추세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임사들은 AI 활용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이뤄내는 것 뿐만 아니라 이전에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를 통해 업무 효율화 뿐만 아니라 색다른 시도를 해야 한다며 강조하고 있다.

   
▲ 박성범 넷마블 컴퓨터비전 AI팀 팀장이 2024 콘텐츠 산업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승규 기자


13일 한국 콘텐츠 진흥원은 '생성형 AI, MISSION I'M POSSIBLE'을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박성범 넷마블 컴퓨터비전 AI팀 팀장과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가 나와 생성형 AI가 게임 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관한 발표를 진행했다.

박성범 팀장은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기술'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팀장은 현재 게임사들이 활용하는 AI 기술의 발전 수준 및 활용 방안, 모션 캡처 기술 발전에 대해 설명했다. 이전에는 극 사실적인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위해 100대 이상의 카메라가 필요했다. 또한 추후 작업 소요 시간도 많이 소요돼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최근 기술이 발전하며 카메라가 4대만으로도 작업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비용 효율화가 가능해졌다. 

또 AI가 음성 인식을 하면 아바타가 표정을 생성하는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박 팀장은 "콘텐츠 제작할 때 AI를 활용해 얼굴 클립을 만드는 등의 작업을 통해 비용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팀장은 AI를 활용으로 인해 컨셉트 드로잉을 보조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를 활용한 결과 컨셉트 드로잉을 할 때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이전에는 디테일한 콘셉트 드로잉 작업을 할 때 1주에서 2주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AI 기술을 활용하면 반나절 정도의 작업을 통해 완성도가 높은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 다만, 아직은 AI가 모든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고 보조의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이어 이유원 대표는 '게임 기획과 수단으로서의 AI'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인디게임 업계에서 AI가 제작 단계에서의 비용 절감, 콘텐츠 단계에서 콘텐츠화 등 크게 두 가지로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인디게임사들이 △텍스트 번역 △코딩 보조 △이미지 애셋(일러스트 생성) △레벨 디자인 등을 활용해 제작 편의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까지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실시간으로 레벨 디자인을 하고 유저 개개인만을 위한 글과 그림을 생성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면 게임사들이 이용자들의 이탈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AI를 활용해 이전에 제작이 어렵거나 불가능했던 게임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 예시로 오는 8월 출시가 예정돼 있는 반지하게임즈의 '페이크북'을 소개했다. 페이크북은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추리, 미스터리 장르의 PC 게임이다. 가상의 SNS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게임으로, 언니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SNS 상의 유명인이 돼야 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용자는 평범한 사람들과 DM을 주고 받고 의뢰를 수행하며 가족, 친구, 기업, 인플루언서, 아이돌이 숨긴 비밀을 파헤쳐야 한다.

페이크북은 실제 SNS를 하는 것 같은 현실감이 가장 큰 특징이다.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실제 SNS와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했으며 이를 위해 지인들에게 사진을 구하고, SNS 구독자들에게 프로필 사진을 사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 AI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와 텍스트를 생산했다. 텍스트 생산에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를 사용했는데, 이 대표는 그 배경에 대해 한국어 데이터로 학습된 자연스러운 LLM(대형 언어 모델)이라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게임의 발상 자체는 4년 전에 구상했지만 당시 기술력으로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며 "현실적으로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 너무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서 힘들었는데 AI를 활용하면서 이런 부분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게임업계에게 AI 활용 방안에 대해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AI를 활용하라'고 진언했다. 단순히 AI를 업무의 편리함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AI를 활용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작업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I를 활용하면서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확장됐고 새로운 게임이 많이 나올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발표가 끝난 후 패널들이 모여 토론도 진행했다. 토론에서 패널들은 게임사들이 규모에 맞게 AI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혜련 명지대학교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교수는 "국내 게임사들이 AI를 활용하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AI 활용이 일반화 됐다"며 "특히, 대기업들이 이런 기술들을 결합해 게임을 출시하면 이용자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발언했다.

신 교수는 이어 "작은 게임사들은 적은 비용과 적은 인력으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효율화에 집중할 수 있는 만큼 작은 게임사들에게 AI 활용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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