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한반도 외교의 시간’, 18일 한국-중국 북한-러시아 만날 듯
2000년 격하된 북러 친선조약 업그레이드 군사협력 강화할지 주목
소식통 “외교안보대화에 중국 적극적” 19일 장쑤성 당서기도 방한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다음 주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만에 평양을 다시 방문한다. 같은 시기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9년만에 서울에서 열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며칠 내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언급한 것으로 일본 NHK방송 등 외신이 관련 내용을 보도한 가운데 우리정부도 관련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기를 18~19일로 예상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으로서 유일하게 북한을 방문한 정상으로서 지난 2000년 7월 19일 이후 두 번째 북한을 찾는다. 또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한지 9개월만에 다시 마주앉게 된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것은 양국간 군사협력이 새로운 조약 체결로 강화될지 여부이다. 양국 사이엔 1961년 김일성 주석 시절 맺은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 원조 조약’이 폐기된 이후 2000년 ‘조·러 친선·선린 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러시아 스프트니크 통신

1961년 조약엔 북러 중 한 나라가 무력침공을 당했을 때 다른 나라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군사원조를 제공한다고 했다. 하지만 2000년 조약엔 ’군사원조‘ 대신 ’즉각 접촉한다‘라고 명시했다. 따라서 1995년 러시아측의 폐기 선언으로 생명력을 잃은 ‘군사원조’ 약속을 이번에 북러가 다시 체결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러가 2000년 조약을 업그레이드하는 새로운 조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최선희 외무상이 올해 1월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및 푸틴 대통령을 만난 이후 ‘양국관계 발전 방향을 ’새로운 법률적 기초‘에 올려세운다고 했다“며 이는 새 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외교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동북아에서 한미일의 안보협력이 준 나토(NATO) 수준으로 격상될 경우 북러가 안보협력을 공식화하고, 필요시 공동의 군사훈련도 실시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북한이 자주성을 우선시하므로 자주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유사시 강대국인 러시아의 군사지원을 받을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5.27/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평양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 서울에서는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열리게 된다. 양국은 오는 18일로 개최 일자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간 외교안보대화는 지난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열린 바 있지만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앞으로 차관급으로 격상해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한중 양국은 양자 관계와 주변 정세에 대한 입장을 교환하고, 한중관계 관리를 협의할 전망이다. 특히 외교안보대화인 만큼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정세와 비슷한 시기 이뤄지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 

중국은 이번 외교안보대화 준비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중 전략경쟁으로 한중관계마저 경색돼있었다가 최근 달라진 중국의 태도는 앞서 한중일 정상회담차 방한한 리창 총리가 별도로 이재용 삼성 회장을 만나 면담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중국에선 오는 19~20일 신창싱 장쑤성 당서기도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열리는 시기에 고위급 교류가 한층 확대되는 것이다. 장쑤성은 중국 내 국민총생산(GDP)이 최상위권 지역으로 LG화학,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자동차 등 우리기업이 대거 진출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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