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다음주 출마 선언 속 다른 주자들 본격 움직임
'견제 나선' 나경원·윤상현 및 안철수 출마 유력, 유승민 미지수
친윤계 연대 가능성·원외 쇄신그룹 업은 김재섭, '변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열흘 뒤부터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막이 올라간다. 여권의 관심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대세론이 거침없이 커질지, 이를 막아서고 전당대회를 흥행시킬 변수들이 부각될지에 쏠린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4일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후보 등록 일정에 대해 "이달 23~24일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사무총장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주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이미 물밑에서 몇 분이 움직이는 걸로 안다"며 "그간 룰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제부로 결정했기 때문에 움직이실 분은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전당대회까지는 5주 남짓 남았다. 오는 7월 23일 개최될 전망이다.

대세론에 힘입은 친한(친한동훈)계는 점차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 2024년 4월 1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당내 대표적 친한계인 장동혁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원외 인사 한계론' 및 '총선 책임론'에 대해 "당이 어려울 때 지금까지 비대위원장으로 모신 분들은 대부분 다 원외 인사였고, 작년 우리 당이 어려웠을 때 한 전 위원장을 모셨을 때도 원외였다"며 "그때는 원외가 괜찮고, 지금은 원외가 안 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재형 전 의원 또한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원내 경험이 없는 것은 전체적 당 운영에 약간의 핸디캡이 될 수는 있겠지만 또 여러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국민과 당원이 판단하실 문제"라고 밝혔다.

당장 한 전 위원장은 다음 주부터 공개 행보로 재등판 시동을 걸고, 여의도 사무실을 최소 규모로 꾸려 '세 과시용' 조직 없이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복안이다.

'한동훈 대세론'에 맞선 다른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한 전 위원장 때리기에 나서면서 견제에 들어갔다. 전날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유력 당권주자들은 '원외 인사 한계론'을 언급하며 한 전 위원장 비판에 나섰다.

당대표를 역임했던 김기현 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실패한 리더십이 아닌 참신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며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심판'으로 패배했음에도 또다시 '이조심판'이라는 논쟁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대세론을 흔들 또다른 변수로는 김재섭 의원이 꼽힌다. 김 의원은 3040 소장파 모임 '첫목회'에 속해 있어 쇄신 이미지가 강하고, 원외 지지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평가가 높다.

30대 소장파로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김 의원은 친윤계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 출마를 권유하는 인사들이 많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실제로 김 의원이 주도하는 저출산 관련 국회의원 연구단체 '순풍 2040포럼'에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친윤계 중진인 권성동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이름을 올려 힘을 싣기도 했다. 김 의원이 연구단체에서 당내 중진과 여야 의원을 아우르면서 정치적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수도권 4선 고지를 밟은 안철수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당대회 룰에서 민심 반영이 20%에 머물면서,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다음 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다른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인 견제에 들어가면서 어떤 흥행 구도를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