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이재명 맞설 적임자 평가 속 쇄신 역행 및 ‘어대한’ 우려 지속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유력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귀환’이 임박해지자 ‘옥신각신’하는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총선패배 책임론, 전당대회 흥행 실패론 등이 거론되며 견제구가 속출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당선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이 최근 당권 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친한계 인사와 접촉하며 선거캠프 구성을 논의하는 등 세력을 결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대표적 친한계 인사들은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한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총선 1호 영입인재 정성국 의원 등이 꼽힌다. 이들은 최근 한 전 위원장 당권 도전을 비호하고 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11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일각에서 ‘원외’ 당대표의 한계가 지적되는 것에 “당이 어려울 때 지금까지 비대위원장은 대부분 다 원외 인사였다”면서 “한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이 어려울 때 왔는데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된다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한 전 위원장을 옹호했다. 

정 의원은 “곧 한동훈의 시간이 올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잘 되어야 국민의힘이 잘되고 대통령실과 협치가 잘 되어야 보수가 다시 살아나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이긴다는 관점”이라고 ‘어대한’에 힘을 실었다.

이들이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옹호하는 이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적임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은 당심과 민심에서 강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한 전 위원장 중심 단일대오가 구성돼야 민심과 당심을 바탕으로 189석을 가진 거야의 ‘입법 폭주’를 저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한 전 위원장이 법무부장관 당시 국회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설명하며 사법 리스크와 정면으로 맞선 바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친윤계를 비롯해 한 전 위원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유력 당권주자들은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총선참패 책임의 중심에 서있는 한 전 위원장이 사퇴 후 100일도 안 돼 복귀하는 것이 쇄신과 혁신을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다.

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그러면 뭐 하러 사퇴했나. 당대표를 맡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는 논리는 민주당식 궤변”이라며 “패배 책임 있는 분에게 벌을 주고 험지에서 승리한 분에게 상을 주는 것이 상식”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아울러 당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전당대회가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어대한’ 분위기가 고착될 경우 유력 당권주자 다수가 불출마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돼 전당대회가 국민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