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3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제안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해 입길에 올랐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이른바 주류 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전날 문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합의한 ‘재신임 투표 연기’가 잠시 갈등양상을 진정시켰지만 다시 한 번 불길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원내대표는 또 "(영화) '변호인'의 상징인 문 대표가 재신임을 내놓으면 국민이 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겠나"라며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로, 진보세력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 재신임 방식은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완전히 꺾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

이번 발언이 알려지자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트위터에서 "중진모임에서 문 대표 흔들기를 중단키로 하고 재신임 연기를 요구했고 대표가 받아들였다. 그런데 재신임은 박정희 유신과 같은 것이라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기식 의원도 트위터에서 "정치적 비판에도 언어적 금도가 있다. 당내 문제에 대해, 더구나 선출된 당 대표에게 '유신'을 운운하는 것은 과한 수준을 넘어선 문제"라고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오히려 갈등을 격화시키는 현실에 절망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하여튼 괴롭다. 분란을 끝낼 방안으로 재신임을 제안했는데 그 자체가 또 분란거리가 돼 버리니까 참으로 대책이 없다"고 대응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