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엑스, 법적·행정적 절차 통해 주파수 할당 받을 것
업계, "정부가 교통정리 나서야 한다"...28㎓ 활용 물 건너가
[미디어펜=이승규 기자]스테이지엑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제4 이동통신사의 출범이 좌절됐다. 28㎓ 통해 진짜 5G를 활성화 하고, 통신3사(SKT·KT·LGU+) 체제를 무너트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에게 할당했던 28㎓ 주파수 할당을 취소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 2050억 원을 납입하지 못했으며 구성 주주 및 주주별 소유 비율도 주파수 할당 신청 내역과 크게 달랐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를 할당 받은 이후 2050억 원을 완납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초기 자본금이 500억 원 이하로 알려진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청문 과정을 통해 스테이지엑스에게 소명 기회를 준 후 해당 사항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청문 절차를 통해 번복이 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 만큼 해당 결정 사항은 뒤집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할당 취소로 국내에서 더 이상 28㎓를 활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8㎓는 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진짜 5G라고 평가 받는다. 하지만 전파거리가 현재 통신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3.5㎓에 비해 매우 짧고 회질성도 떨어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28㎓는 B2C(기업소비자간거래) 분야에서 활용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2022년 통신3사도 이런 부분 때문에 주파수 할당을 포기한 바 있다. 

그나마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정부는 이음 5G 사업으로 네이버클라우드, CJ올리브네트웍스, 현대오토에버 등 18개 사업자에게 4.7㎓와 28㎓ 주파수를 할당했다. 이 중 7개 사업자가 28㎓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시험 단계인 만큼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8㎓를 활용하기 위한 단말기가 제대로 나온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번 할당 취소로 인해 더 이상 국내에서 28㎓를 활용하는 것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계는 정부가 한시라도 빨리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들이 5G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후 시간이 2~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파수 할당 단계부터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지속적으로 시도해왔던 통신3사 체계를 무너트리는 것도 더 이상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주파수 할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지 2~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것은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주파수 추가 할당이 빨리 돼야 통신사들의 서비스 질이 개선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쟁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제도 개선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테이지엑스는 청문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다시 주파수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청문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적·행정적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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