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원료의약품(API) 공급망 다변화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국내 제약업계도 대응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국가에 집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할 경우 원료 수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급망 변화를 통해 생산 트랙을 변경할 경우,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의 가격 경쟁력이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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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exels |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미국·일본·인도·유럽연합(EU) 등의 국가들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제약연합 출범회의에서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미국의 주도하에 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 물질을 비롯해 원료의약품 생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생물보안법과 연관해 미국이 중국에 대해 펼치는 견제책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과 인도에 집중된 원료의약품 공급망을 확대해 리스크를 낮추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이 큰 미국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자는 기조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약품 공급망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고 향후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때의 리스크를 낮추기 위함이다.
현재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업계와 정부 양측 모두 자급률을 높이자는 방향으로 해결 창구를 마련 중이다. 지난해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11%로 내려앉았다. 이는 전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자급률이 낮아지고 있는 반면, 중국에 대한 원료의약품은 높아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한·중 첨단산업의 공급망 구조 변화와 대응 전략'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별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은 중국이 34.3%로 가장 높다. 뒤이어 △미국 15.9% △일본 12.6% △인도 7.9% △독일 6.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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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격화되는 가운데 공급망 다변화는 업계의 생존 문제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자급률을 높여 자생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자생력 강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지도 주목된다. 중국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미국기업들의 시야를 국내로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중국 원료의약품을 수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하면 수익성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과 인도가 장악하고 있는 밸류체인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해결 과제다.
국산 원료의약품은 중국과 인도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은데다가 정부의 원료 지원책이 부족하다. 해외 공급망에 기대게 되는 이유도 단가 문제가 크다. 올해 초 정부가 내놓은 세제 인하 정책도 완성의약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본적인 자급률 높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인도의 경우 지난 2020년 생산연계 인센티브(PLI)제도를 도입해 선정된 기업에 자국 내에서 제조하는 제품의 매출 증가분과 한계 투자의 비율을 보조금 형태로 6년간 지급하면서 직접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조항을 추가하면서 원료의약품, 시작물질, 중간체 등의 기초 사업 지원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 가격적으로 국내 원료가 비싼 측면이 있어 국내 원료를 제약사들이 사용했을 때 정부측에서 인센티브를 지원해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정부측에서도 업계의 니즈를 파악한 후 상당 부분을 수용하고 보완한 정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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