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10대 건설사들이 건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 10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떨어진 재건축·재개발 시장이지만 선별수주를 통해 굵직한 사업 위주로 실적을 쌓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수주 실적을 공개한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의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10조 원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년 동기 8조 7793억 원과 비교해 약 14%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 초부터 미분양이 늘고 도시정비사업 입찰 경쟁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위기와는 상반된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이는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입찰이나 수주 건수를 줄이는 대신 사업성이 좋은 사이트 위주로 선별수주에 주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수주액 3조 원을 넘기며 각각 1·2위로 호각을 다퉜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상반기 3조4238억 원을 수주해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이보다 1000억 원 가량 적은 3조3058억 원을 수주해 2위였다. 

뒤이어 롯데건설이 9378억 원으로 수주액 1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고, SK에코플랜트가 8763억 원으로 바짝 쫓았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1조3274억 원)을 따내면서 대어를 낚았고,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 원),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 원) 등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성남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작으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 대전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등 총 5개 사업지에서 3조3060억 원 어치를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총 수주액 5173억 원으로 건설사 중 9위에 그쳤으나 이미 전년 금액을 넘어서며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상반기에만 신반포12차 재건축(2597억 원)과 안양 종합운동장 북측 재개발(4315억 원) 2건을 가져가며 수주액 6949억 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2400억 원 규모 천호우성 재건축도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밖에 신용산역북측1구역, 여의도대교 등도 선별수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하반기까지 올 한해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 순위에서 포스코이앤씨가 현대건설을 제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정비사업 전통의 강자인 현대건설은 지난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유지했다.

그 사이 포스코이앤씨는 2019년부터 2~3위권을 오갔으며, 2022년에는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 순위는 신경쓰지 않고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해서 선별수주 전략을 지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1등 경쟁의식은) 전혀 없다. 예전에도 없었고 1위를 수성하기 위해서 사업성이 안 나오는데 무리해서 1등을 해야한다는 기조가 없다"면서 "사업성 검토는 도시정비 관련 팀에서만 하는게 아니고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철저히 한 뒤 판단하기 때문에 선별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