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의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37)이 '괴물 투수' 모드를 되찾았다. 최근 등판한 3경기에서 무자책점 행진을 벌이며 팬들이 알던 바로 그 류현진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류현진은 1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한화는 3-0 승리를 거뒀고, 류현진은 승리투수(시즌 5승)가 됐다.

   
▲ 18일 키움전에서 8이닝 무실점 역투한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SNS


이날 류현진은 욕심을 냈다면 완봉승까지 노려볼 만했다. 8회까지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101개) 교체될 타이밍이 되기는 했지만 구위가 워낙 좋아 한 이닝 더 던질 수도 있어 보였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이전 KBO리그에서 통산 8번 완봉승을 따낸 바 있는 류현진이 2010년 7월 21일 대전 롯데전(9이닝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이후 14년 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완봉승을 거두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팀과 자신을 위해 욕심을 부리지 않고 물러났다. 9회초에는 주현상이 등판해 3점 차 리드를 깔끔하게 지키고 세이브를 올렸다.

2022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긴 공백기 끝에 지난 시즌 후반기에야 복귀했던 류현진이기에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또한 화요일 등판했기 때문에 이번 주에는 일요일(23일) 한 번 더 선발로 나서야 하는 일정도 감안해야 했다.

어쨌든 이 경기에서 호투로 류현진은 완전히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듯했다.

우선 8이닝 투구는 국내 복귀해 시즌 14번째 등판하면서 최다이닝 투구였다. 4월 7일 NC전에서 7이닝(3실점) 던진 것이 이전 최다이닝 소화였고, 그 외에는 모두 6이닝 이하를 던졌다.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는 것, 바로 에이스의 으뜸가는 덕목이다.

'짠물 피칭'을 이어간 것도 류현진스러웠다. 6월 들어 이날까지 3차례 등판에서 류현진은 자책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6일 KT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12일 두산전에서는 6이닝 2실점하고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는데 2실점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이날 8이닝 무실점까지 3경기서 20이닝을 던지며 2실점 무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ERA)은 0이다.

   
▲ 류현진이 18일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8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최근 5경기에서 자책점을 기록한 것이 5월 25일 SSG전 1실점(6이닝 투구)뿐이다. 5월 19일 삼성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다. 5경기 평균자책점은 0.29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실점이 많았던 류현진은 한때 평균자책점이 8.36까지 치솟았다. 최근 연이은 '짠물 피칭'으로 평균자책점을 3.38로 낮췄다. 어느새 이 부문 리그 전체 4위로 올라섰다. 국내 투수 가운데는 삼성 원태인(3.04)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성적 하락으로 최원호 감독이 물러나고 김경문 감독을 영입하며 팀을 재정비하고 있는 한화로서는 류현진이 '괴물투수'의 위력을 되찾고 있는 것이 반갑기만 하다.

예정대로라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3일 광주 KIA전이다. KIA는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번 시즌 최강팀이다. 류현진은 복귀 후 8개 팀을 상대했지만 유일하게 KIA전에는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잘 나가는 류현진이 잘 나가는 KIA를 상대로 어떤 피칭을 보여줄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벌써 일요일 광주구장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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