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최근 잦은 운항지연, 항공기 바꿔치기 등 각종 논란이 겹치면서 티웨이항공의 안전 관리와 항공 서비스 운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상황에서 충분하지 못한 경험과 제반 시스템 등 역량 부족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티웨이항공이 본격 유럽 하늘길 확장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장거리 경험이 부족한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넘겨받은 유럽 4개 노선을 원활히 운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상태다. 본격 사업 영역을 넓히기 전 안전, 서비스, 위기 역량 강화 등 모든 영역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에서는 지난 1주일 새 5편의 지연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태국 방콕발 인천행 TW184편(20시간 지연) △인천발 오사카행 TW283편(11시간 지연) △지난 14일 오사카발 인천행 TW284편(11시간 지연) △지난 15일 인천발 싱가포르행 TW171편(1시간 지연) △지난 17일 구마모토발 인천행 TW276편(4시간 지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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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티웨이항공 제공 |
특히 TW283편 11시간 지연 사태에 대한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낮 12시 5분 인천에서 오사카로 출발할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TW283편은 기체 결함으로 이륙이 11시간 지연됐다.
이 항공편은 오후 11시 4분이 돼서야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 310명 중 204명은 결국 탑승을 포기했고 일부 승객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기절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티웨이항공의 인천~일본 오사카 노선 출발 지연과 관련해 안전 및 서비스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현장 조사를 통해 티웨이항공이 연료펌프 관련 시스템과 부품을 규정에 맞게 정비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또 티웨이항공이 이번 지연 과정에서 당초 오사카행으로 배정했던 HL8500 항공기 대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향할 예정이던 HL8501 항공기를 배치한 점도 확인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지연은 통상적인 항공기 결함 조사보다 피해 정도가 큰 만큼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 결론까지 길게는 3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티웨이항공이 기체 결함이 발생하자 유럽연합(EU)의 항공 규정에 따른 보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를 교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U는 항공사의 문제로 항공편이 지연·결항하면 최대 600유로(약 88만 원) 상당의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 장거리 노선을 확장하고 있는 티웨이항공 앞에 악재가 겹치면서 항공운항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중대 사고 14건 중 8건이 티웨이항공에서 발생했다.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23 항공 이용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티웨이항공은 10개 국적 항공사 중 9위를 기록했다.
중·단거리 노선 중심이던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첫 유럽 노선인 자그레브에 취항한 데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은 유럽 4개 노선(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파리) 취항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지연 사태에 미숙한 대처는 소비자 신뢰도 저하로 이어진다. 경험과 노하우, 시스템 부족이 원인"이라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장거리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서비스 품질·안전 문제 개선, 위기 역량 강화 등 모든 영역에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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