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서도 야당 소속 의원들 노란봉투법 발의
근로자 범위 넓히고 손해배상 청구 막히면서 법안 강화
노사 불균형 심화·불법파업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확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21대 국회에서 무산됐던 ‘노란봉투법’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입법이 추진된다. 거대 야권을 형성한 22대 국회는 노란봉투법을 공동 발의했는데 21대 국회 때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법안을 들고나왔다.

재계 내에서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될 경우 무분별한 불법파업을 조장할 수 있고,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 22대 국회에서 야 6당 소속 의원 87명이 노란봉투법을 공동 발의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대 국회에서도 ‘노란봉투법’ 발의

19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87명은 지난 18일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하청 노동자의 원청 사업자에 대한 쟁의행위를 허용하고, 기업은 파업 노동자에 대해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본회의에 직회부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결국 법안 통과가 막힌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 소속 야권 의원들이 중심이 돼 개정안을 발의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 발의안을 보면 지난 21대 국회 때보다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근로자의 범위를 기존보다 넓게 정의해 해고자나 배달노동자 등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의 단결권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국 법안이 통과되면 이들에게도 노조 가입과 파업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셈이다. 

또 손해 배상책임을 근로자 개인에게 청구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불법파업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개별 노조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노조 단체에만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다. 

개정안이 발의되자 노동계에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8일 노란봉투법 공동발의 기자회견에서 “누가 들어도 상식적인 법을 대통령이 다시 거부한다면 노동자들이 정부를 거부하는 행동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재계 “불법파업 조장하고, 노사 불균형 심화될 것”

재계 내에서는 노란봉투법이 재차 발의되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계는 지난 21대 국회 때부터 노조의 권리에 대응해야 하는 기업의 방어권이 미흡한 가운데 노란봉투법이 통과된다면 노사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게다가 이번에 한층 더 강화된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사실상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막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노조의 불법파업을 조장할 수 있으며, 기업의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총 관계자는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사용종속관계가 없는 전문직, 자영업자와 같은 사업자도 노조를 조직해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자영업자의 담합행위도 노조법상 단체행동으로 보호받게 되는 등 시장 질서가 심각하게 교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에서 파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란봉투법이 발의됐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재계는 노조가 파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도 노란봉투법이 발의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출범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발의되면서 재계 내에서는 입법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이 사실상 노조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파업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